한.일 치열한 외교전..표결상황 피할 전망
`동해'(East SEA)냐, `일본해(Sea of Japan)'냐의 결정이 다시 미뤄질 전망이다.
7일부터 모나코에서 열리고 있는 국제수로기구(IHO) 총회에서 `동해' 표기 문제가 표결 상황으로 가진 않을 것같다고 우리 대표단 관계자들이 8일(현지시간) 내다봤다.
IHO는 9일 세계의 바다 이름을 결정하는 기준이 되는 지침서인 해도집 `해양과 바다의 경계'(S23) 4판에서 동해 명칭을 어떻게 표기할 지 결정할 예정이다.
하지만 총회 개막 전 동해.일본해 표기와 관련된 제안서가 제출되지 않아 표결 가능성이 낮아진데다 회의 중간 일본이 의제를 긴급 상정할 가능성도 크지 않다고 대표단 관계자들은 말했다.
동해 문제의 표결 연기는 앞서 2002년 동해 부분을 아예 빈칸으로 남겨둔 채 가판을 냈던 S23 4판의 최종 확정판 발간이 또다시 연기되는 것을 의미한다. IHO는 일제시절인 1929년 동해를 일본해로 첫 공식 표기했으며, 1953년 발간된 S23 3판에서도 일본해를 유지했다.
◇78개 회원국 상대 치열한 외교전= 지난 주말 모나코에 도착한 우리 대표단은 8일 오후까지 물밑접촉을 통해 78개 회원국의 거의 모든 대표단을 접촉하는 강행군을 계속했다.
아침 호텔 문앞에까지 가서 기다리다 만나는 것은 물론 총회 도중에는 화장실 앞 또는 흡연하러 밖에 나가는 사람들을 공략하는 등 정성을 들였다고 대표단의 한 관계자는 말했다. 한 관계자는 "과거 국제사회에서 남북 대결 시절이 연상될 정도"라고 분위기를 전했다. 우리 대표단은 `2천년간 사용된 동해'라는 부제가 붙은 `East Sea'란 영문 책자를 나눠주며 동해 표기의 논리적 정당성을 적극 설명했다고 한다. 그 결과, 일본이 함부로 일본해로 단독표기하자고 표결을 제안하기 어려운 상황으로 관리가 되고 있다는 것이 대표단의 상황 분석이다. 물론 일본도 우리와 마찬가지로 물밑접촉을 통해 자기네들 주장을 펴는 등 한치도 물러서지 않고 있다. 대표단의 한 관계자는 "우리가 만난 대표들을 바로 뒤따라 일본측이 접촉하는 경우도 많았다"고 현장분위기를 전했다. ◇북한대표단도 적극 격려= 이번 총회엔 북한에서도 해군 장성을 단장으로 3명의 대표단을 파견했다. 북한 대표단은 "열번 찍어 넘어가지 않는 나무가 없다"면서 우리 대표단에 격려를 아끼지 않았다. 특히 "동해 표기가 우리의 과거 지도보다는 외국 지도에 표기된 사례를 적극 홍보하는 것이 설득에 유리하다"는 식으로 `설득작전'까지 조언했다고 우리 대표단 관계자들이 전했다. 북한은 IHO에 1987년 가입했다. ◇현상유지는 누구에게 유리한가= S23 4판 발행이 연기되는 것은 일본해로 단독표기된 53년 3판이 그대로 사용되는 것을 의미한다. 하지만 현실적으로 발행 50년이 넘은 53년 3판을 사용하는 사람들은 거의 없다는게 외교부의 설명이다. 일본해가 삭제된 채 발행된 2002년 4판 잠정판이 활용되는 것이 우리로선 그리 나쁜 상황은 아니라는 얘기다. 또 시간이 지날수록 동해와 일본해를 병기한 국제 공인지도가 늘어나는 것도 우리에겐 반가운 소식이다. 최근 우리의 조사 결과에 따르면 동해와 일본해를 병기한 지도가 23%에 달한 것으로 나타났다. 일본의 조사에서도 병기비율이 2000년 2.3%에 불과했으나 2006년엔 18%가 넘은 것으로 집계된 것으로 알려졌다. 우리 대표단의 한 관계자는 "최근 동해 병기의 확산은 괄목할만하다"면서 "시간이 우리에게 유리한 쪽으로 전개되고 있다"고 말했다. ◇과도한 이메일에 신경질= 한국에서 각국 대표단에 평균 200통이 넘는 이메일이 쏟아져 들어와 각국 대표들이 우리 대표단에 "너무 심하지 않느냐"고 불만을 토로해 분위기가 냉랭해진 경우도 있었다고 대표단은 전했다. 동해 표기에 대한 국내의 높은 관심은 대표단 활동에 큰 격려가 되고 있지만 스팸메일 수준의 이메일을 보내는 등 과도한 행동은 이번의 사례처럼 오히려 역효과를 낼 수 있다고 대표단의 한 관계자는 귀뜸했다. ◇향후 일정= 이번 총회에선 5년마다 개최하는 총회를 2-3년 주기로 자주 열고, 78개 회원국 가운데 30개국 대표로 이사회를 구성키로 하는 등 기구개편문제도 논의됐다. 우리나라는 선박톤수 기준으로 일본의 10번째보다 높은 8번째 국가로 등록돼 이사회에 자동적으로 포함될 것으로 대표단은 내다봤다. 이사회는 매년 회의를 열어 주요 안건을 심의하게 된다. IHO 기구개편안은 회원국 3분의 2 이상의 비준을 받은 후 발효될 예정이며, 비준에 2년 정도 걸릴 전망이다. 차기 총회가 8일 오후 회의에서 오는 2009년 개최키로 결정됨에 따라 앞으로 2년 후 동해표기 문제가 다시 논의될 가능성이 높아졌다. 이상인 특파원 sangin@yna.co.kr (모나코=연합뉴스)
아침 호텔 문앞에까지 가서 기다리다 만나는 것은 물론 총회 도중에는 화장실 앞 또는 흡연하러 밖에 나가는 사람들을 공략하는 등 정성을 들였다고 대표단의 한 관계자는 말했다. 한 관계자는 "과거 국제사회에서 남북 대결 시절이 연상될 정도"라고 분위기를 전했다. 우리 대표단은 `2천년간 사용된 동해'라는 부제가 붙은 `East Sea'란 영문 책자를 나눠주며 동해 표기의 논리적 정당성을 적극 설명했다고 한다. 그 결과, 일본이 함부로 일본해로 단독표기하자고 표결을 제안하기 어려운 상황으로 관리가 되고 있다는 것이 대표단의 상황 분석이다. 물론 일본도 우리와 마찬가지로 물밑접촉을 통해 자기네들 주장을 펴는 등 한치도 물러서지 않고 있다. 대표단의 한 관계자는 "우리가 만난 대표들을 바로 뒤따라 일본측이 접촉하는 경우도 많았다"고 현장분위기를 전했다. ◇북한대표단도 적극 격려= 이번 총회엔 북한에서도 해군 장성을 단장으로 3명의 대표단을 파견했다. 북한 대표단은 "열번 찍어 넘어가지 않는 나무가 없다"면서 우리 대표단에 격려를 아끼지 않았다. 특히 "동해 표기가 우리의 과거 지도보다는 외국 지도에 표기된 사례를 적극 홍보하는 것이 설득에 유리하다"는 식으로 `설득작전'까지 조언했다고 우리 대표단 관계자들이 전했다. 북한은 IHO에 1987년 가입했다. ◇현상유지는 누구에게 유리한가= S23 4판 발행이 연기되는 것은 일본해로 단독표기된 53년 3판이 그대로 사용되는 것을 의미한다. 하지만 현실적으로 발행 50년이 넘은 53년 3판을 사용하는 사람들은 거의 없다는게 외교부의 설명이다. 일본해가 삭제된 채 발행된 2002년 4판 잠정판이 활용되는 것이 우리로선 그리 나쁜 상황은 아니라는 얘기다. 또 시간이 지날수록 동해와 일본해를 병기한 국제 공인지도가 늘어나는 것도 우리에겐 반가운 소식이다. 최근 우리의 조사 결과에 따르면 동해와 일본해를 병기한 지도가 23%에 달한 것으로 나타났다. 일본의 조사에서도 병기비율이 2000년 2.3%에 불과했으나 2006년엔 18%가 넘은 것으로 집계된 것으로 알려졌다. 우리 대표단의 한 관계자는 "최근 동해 병기의 확산은 괄목할만하다"면서 "시간이 우리에게 유리한 쪽으로 전개되고 있다"고 말했다. ◇과도한 이메일에 신경질= 한국에서 각국 대표단에 평균 200통이 넘는 이메일이 쏟아져 들어와 각국 대표들이 우리 대표단에 "너무 심하지 않느냐"고 불만을 토로해 분위기가 냉랭해진 경우도 있었다고 대표단은 전했다. 동해 표기에 대한 국내의 높은 관심은 대표단 활동에 큰 격려가 되고 있지만 스팸메일 수준의 이메일을 보내는 등 과도한 행동은 이번의 사례처럼 오히려 역효과를 낼 수 있다고 대표단의 한 관계자는 귀뜸했다. ◇향후 일정= 이번 총회에선 5년마다 개최하는 총회를 2-3년 주기로 자주 열고, 78개 회원국 가운데 30개국 대표로 이사회를 구성키로 하는 등 기구개편문제도 논의됐다. 우리나라는 선박톤수 기준으로 일본의 10번째보다 높은 8번째 국가로 등록돼 이사회에 자동적으로 포함될 것으로 대표단은 내다봤다. 이사회는 매년 회의를 열어 주요 안건을 심의하게 된다. IHO 기구개편안은 회원국 3분의 2 이상의 비준을 받은 후 발효될 예정이며, 비준에 2년 정도 걸릴 전망이다. 차기 총회가 8일 오후 회의에서 오는 2009년 개최키로 결정됨에 따라 앞으로 2년 후 동해표기 문제가 다시 논의될 가능성이 높아졌다. 이상인 특파원 sangin@yna.co.kr (모나코=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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