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일 북한 고위간부들과 함께 평양 주재 중국대사관을 찾은 김정일 국방위원장(가운데)이 류샤오밍 중국대사(왼쪽)·대사 부인(오른쪽) 등과 얘기를 나누고 있다. 김 위원장의 중국 대사관 방문은 과거에 북-중, 북-러 정상회담 등 ‘통큰’ 행보로 이어졌다. 이번 방문도 새로운 변화의 출발점이 될지 관심거리다. 평양 주재 중국대사관 홈페이지
북-미 6일 공식 양자회담
김계관 “남북한이 전쟁터 되는 것 원치 않는다”
김계관 “남북한이 전쟁터 되는 것 원치 않는다”
북한과 미국은 5일 오후(한국시각 6일 오전) 뉴욕 유엔 주재 미국대표부에서 ‘2·13 합의’에 따른 관계 정상화 첫 실무그룹 회담을 열어, 반세기가 넘는 오랜 적대관계를 청산하기 위한 협상에 들어갔다. 때맞춰 북쪽 협상 대표인 김계관 외무성 부상이 “남북한이 전쟁터가 되는 것을 결코 원하지 않는다”고 밝힌 것으로 전해져, 북-미 평화체제 논의 가능성을 열어놨다. 또 김 부상은 “북-미 관계가 진전되는 것은 조지 부시 대통령과 콘돌리자 라이스 국무장관의 큰 업적이 될 수 있을 것으로 생각한다”고 말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는 북-미 ‘대담한 협상’의 가능성을 타진한 것으로 받아들여지고 있다.
이번 회담은 2002년 10월 2차 북한 핵위기 발발 이후 4년5개월 만에 처음으로 열리는 공식적인 북-미 양자 형식의 대좌일 뿐 아니라, 부시 행정부 들어 6년여 만에 처음으로 이뤄지는 본격적인 관계 정상화 협상이다.
미국의 크리스토퍼 힐 국무부 동아태 차관보와 김 부상을 단장으로 한 양쪽 대표단은 첫 회담에서 2·13 합의에서 밝힌 북한의 테러지원국 지정 제외, 적성국 교역법에 의한 경제제재 해제, 미국 내 북한 자산 동결, 북한의 불법활동 문제 등 관계 정상화에 앞서 해결해야 할 현안 의제와 일정 등을 협의할 것으로 보인다. 또 비핵화의 진전과 맞물려 취할 수 있는 연락사무소 개설과 고위급 상호방문 등 ‘중간 단계적’ 조처들도 논의할 것으로 보인다.
회담에 앞서 미국의 한반도 전문가들과 접촉 등 비공개 행보를 계속해 온 김 부상은 이들과의 만남에서 최근 북-미, 남북 관계의 진전을 매우 긍정적으로 평가하면서 강력한 북-미 관계 정상화 의지를 거듭 밝힌 것으로 4일 알려졌다. 특히, 북-미 협상에 정통한 워싱턴의 한 고위소식통은 김 부상이 1일 샌프란시스코 도착 이후 계속된 미국 내 한반도 전문가들과 비공개 모임에서 북-미 직접대화에 대한 북한 쪽의 의지와 기대를 재확인하면서 “남북이 전쟁터가 되는 것을 결코 원하지 않는다”며 “6자 회담 형식에 구애받지 않고 편하게 하고 싶다”는 뜻을 거듭 밝혔다고 전했다.
김 부상은 5일 오전 코리아소사이어티와 전미외교정책협의회(NCAFP) 등 한반도 관련 단체가 주최한 비공식 환영오찬에 참석하고, 5일 오후와 6일 두 차례의 회담을 마친 뒤 7일 오전 6박7일 방문 일정을 끝내고 귀국길에 오를 예정이다. 뉴욕/류재훈 특파원, 손원제 기자, 연합뉴스 hoonie@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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