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교통상부 당국자 밝혀
한국이 전담하기로 했던 북한의 핵폐기에 대한 에너지 지원에 미국이 동참하겠다고 나섰다. 이는 미국이 대북정책을 전환해 적극적인 관계 개선에 나서겠다는 분명한 신호로 해석된다.
외교통상부 고위 당국자는 1일 “미국 정부는 최근 방침을 바꿔 북한의 핵폐기 초기조처에 대해 미국 나름대로 에너지 지원을 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6자 회담의 ‘2·13 합의’는 북한이 60일 안에 핵시설 동결과 사찰을 받는 대가로 제공받을 중유 5만t은 한국이 부담하기로 했다.
최근 미 고위 인사를 두루 만난 이 당국자는 “미국의 지원 동참은 북-미 관계 정상화 회담을 앞두고 미국이 2·13 합의에서 약속한 내용을 진심으로 이행하겠다는 강력한 신호를 북한에 주려는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한국이 제공할 중유 5만t을 분담할지, 5만t 이외에 미국이 따로 추가 지원을 할지는 미국 정부가 유연하게 검토하고 있다”며 “양국이 긴밀하게 협의중”이라고 밝혔다. 미국은 의회의 반발이 지원의 걸림돌이 되지 않도록 정부 가용 예산에서 지원할 것으로 전해졌다.
일본 <마이니치신문>도 이날 미 정부 고위 관계자들의 말을 인용해 북한의 핵 폐기 초기단계에서 미국이 ‘긴급 인도지원’ 명목으로 북한에 에너지를 지원할 것이라고 보도했다. 미 정부 당국자는 이 신문에 “미국은 중유가 아닌 발전기나 디젤유를 지원하게 될 것”이라고 밝혔다. 박민희 기자 minggu@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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