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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 국제기구·회의

6자회담 영변원자로 ‘폐쇄’로 가닥…문제는 대가

등록 2007-02-10 20:00

6자회담 쟁점 사안의 하나로 주목 받았던 영변 5MW 원자로의 처리 문제에 대해 참가국들이 `폐쇄(shut down)'쪽으로 가닥을 잡아가는 분위기다.

미측 6자회담 수석대표인 크리스토퍼 힐 국무부 차관보는 10일 오전 쟁점이 되고 있는 합의문서 초안 상의 문구가 영변 핵시설의 미래와는 무관하다고 밝혔다.

그는 더 나아가 김계관 북한 외무성 부상과 `폐쇄'란 표현에 공감대를 형성했느냐는 물음에 "우리는 같은 방향으로 가고 있기 때문에 `폐쇄'란 표현을 쓰기로 했다고 생각한다"고 말해 당사국인 북한도 조건만 맞으면 폐쇄조치까지는 취할 수 있다는 입장이라고 말했다.

이에 대한 북측의 구체적 입장은 전해지지 않고 있지만 힐 차관보의 발언 수위로 미뤄 협상장 주변 분위기는 북한도 조건만 맞으면 폐쇄까지 진행할 수 있다는 입장이라는게 대체적인 분석이다.

플루토늄 추가생산을 중지한다는 점에서는 `폐쇄(중국식 문구를 한국식으로 표현)'와 `동결'은 차이가 없는게 사실이다.

그러나 동결의 경우 북한 입장에서 2002년 우라늄 농축 프로그램(HEU) 파문때 그랬듯 언제든 스위치만 다시 꽂으면 재가동시킬 수 있는 반면 폐쇄는 재가동이 어려운 상태로 만든다는 점에서 차이가 있다.

현존하는 핵무기 및 핵물질 생산시설 모두를 폐기하는 것을 목표로 하는 6자회담의 성격을 감안, 1994년 제네바합의 상의 초기 조치인 `동결'에서 한 걸음 나아간 조치를 취해야 한다는 데 관련국들이 일단 공감대를 형성한 것으로 볼 수 있는 상태다.

결국 제네바 합의 수준으로 돌아가서는 안된다는 미국의 입장에 각국이 호응하거나, 최소한 반대하지 않고 있는 분위기인 것이다.


그러나 회담 당국자들은 폐쇄 조치가 실행되기 해서는 이번 회담에서 북한과 나머지 5개국이 상응조치에 최종 합의해야 하는 만큼 협상 마지막까지 지켜봐야한다고 입을 모은다.

초기 조치와 상응 조치의 `등가성'과 `동시이행'을 강조하고 있는 북한이 동결에서 한걸음 진전된 조치를 취하려면 연간 중유 50만t으로 규정됐던 1994년 제네바 합의 때의 보상 기준에 비춰 비슷하거나 그 것을 넘어서는 수준의 요구를 제기하고 있을 개연성이 있다는 게 여러 전문가들의 분석이다.

그러나 현재 대북 경제.에너지 지원 문제를 둘러싸고 각국이 확고한 의견일치를 보지 못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어 상응조치의 수위에 최종 합의를 볼 수 있을 지는 누구도 쉽게 장담할 수 없는 상황이다.

이와 관련 일본 산케이 신문이 이날 `중국이 북한의 초기단계 조치에 대한 대가로 나머지 5개국은 중유 5만t을 의무적으로 제공하는 안을 타진 중이며, 이에 대해 일본, 미국, 러시아등이 소극적 입장을 보이고 있다'고 보도했다.

이 보도에서 보듯 자국민 납치 문제 해결의 진전을 대북 지원 문제와 연결짓고 있는 일본과 북한의 채무 미상환 문제를 거론하고 있는 러시아 등의 입장 때문에 5개국이 북한이 요구하는 수준의 에너지.경제지원에 합의하는 일이 쉽지만은 않을 것이라는게 많은 이들의 예상이다.

조준형 기자 jhcho@yna.co.kr (베이징=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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