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기문 신임 유엔사무총장이 집무개시 첫날인 2일 유엔본부에서 비탈리 추르킨 러시아 유엔대사와 만나고 있다(AP=연합뉴스).
새로운 진용 구성…유엔 개혁 시동
반기문 유엔 사무총장이 각종 국제 현안을 다뤄야 하는 세계 최고의 외교관으로서 바쁜 첫 일주일을 보냈다.
반 총장은 취임 첫날 사담 후세인 이라크 전 대통령의 처형 문제와 관련, 사형제를 인정하는 듯한 발언으로 논란을 빚기도 했지만, 유엔 사무국의 고위직 인선을 차례로 실시하고 원활한 인사를 위해 사무차장보 이상 직급의 사표 제출을 요구하는 등 조직을 재정비하는 작업부터 차근차근 진행하고 있다.
또한 오전 9시 출근이 일반적인 유엔의 관례를 깨고 8시에 출근하고, 재산을 공개키로 하는 등 관료주의로 비판받는 유엔 사무국의 개혁과 투명성 제고를 위한 행보도 시동을 걸었다.
◇ 사형제 발언으로 신고식 = 반 총장은 지난 2일 취임 기자회견에서 후세인 처형에 관한 질문에 "사형은 각국이 결정할 문제"라고 말했다가 논란을 빚었다.
반 총장의 발언은 사형제에 관한 유엔 회원국의 총의가 모아지지 않은 상황에서 회원국별로 다른 사정을 감안한 것이라고 할 수 있으나, 사형을 반대해 온 코피 아난 전 총장이나 루이즈 아버 유엔 인권고등판무관 등의 입장과 달라 문제가 된 것이다.
뉴욕타임스와 워싱턴포스트 등 미국의 주요 언론은 이 발언을 문제 삼아 비판적인 논조의 기사를 게재하기도 했다.
이 발언은 이틀 가량 언론의 도마 위에 오르다 잠잠해졌으나 반 총장으로서는 수많은 문제가 복잡하게 얽혀 살얼음판과 같은 유엔에 입성하는 신고식을 치른 셈이다.
◇ 유엔 개혁 시동 = 반 총장은 지난달 31일 비서실장에 인도출신의 비자이 남비아르 전 사무총장 특별보좌관을, 대변인에 아이티 출신 방송인 미셸 몽타스를 임명한 것을 시작으로 3일 인도문제와 행정운영 담당 사무차장에 영국 출신 존 홀름스와 멕시코의 알리시아 바르세나를, 5일에는 유엔 사무국 서열 2위인 사무부총장에 탄자니아의 여성 외무장관인 아샤-로스 미기로를 임명, 새 진용을 갖춰나가고 있다.
바르세나 사무차장 임명과 관련, 뉴욕타임스 등이 그의 행정경험 부족을 거론하며 반 총장이 유엔 개혁에 뜻이 없는 것 같다고 문제를 제기하기도 했지만 각국의 이해관계에 따라 나오는 이런 지적과는 별도로 반 총장은 자신의 스타일대로 유엔 개혁을 하나, 둘 실행에 옮기고 있다. 반 총장은 새 진용을 짜는 데 있어 선택의 폭을 넓히기 위해 5일 보직임명에 정부와 기구 간 협의대상이 아닌 사무차장보 이상 고위직에게 자발적인 사표제출을 제안했다. 또한 취임 첫날 재산명세서를 윤리위원회에 자발적으로 제출하고 외부 금융기관의 검토절차가 끝나는대로 이를 일반에 공개할 계획이다. 반 총장은 유엔의 투명성 제고를 위해 사무국 고위직에게도 자발적인 재산공개를 권장했다. 반 총장은 오전 8시 출근으로 유엔 사무국의 근무 분위기 쇄신을 시도하고 있다. 한국식의 '부지런함'을 유엔 전파해 열심히 일하는 문화를 조성하겠다는 포석인 셈이다. 반 총장은 이와 함께 사무총장으로서는 이례적으로 유엔 구내식당(카페테리아)에서 직원들과 함께 점심을 하기도 하는 등 전임 사무총장들과는 다른 소탈한 행보로 신선함을 주고 있다. ◇ 이제부터가 시작 = 국제 문제 해결의 전면에 나선 반 총장은 얀 엘리손 수단특사를 만나 다르푸르 사태의 해결책을 논의하고, 소말리아 사태 종식을 위한 국제사회에 노력을 촉구하는 등 유엔 관계자와 유엔 지역그룹 대표, 각국 대사들과 잇따라 만나 의견을 나누며 바쁜 일정을 소화하고 있다. 반 총장은 8일에는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에 첫 참석, 국제 평화와 안전을 위한 논의를 통해 자신의 견해를 밝힐 것으로 예상된다. 이어 10일에는 취임 이후 첫 기자회견을 갖고 유엔을 이끌어 갈 구상 등을 밝힐 예정이다. 다르푸르 문제, 소말리아 사태, 중동문제, 북한 핵문제 등 세계 곳곳에서 벌어지는 산적한 현안 속에 이제 첫걸음을 뗀 반 총장이 어떤 해법을 갖고 문제를 돌파해 갈 지에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김현준 특파원 june@yna.co.kr (뉴욕=연합뉴스)
바르세나 사무차장 임명과 관련, 뉴욕타임스 등이 그의 행정경험 부족을 거론하며 반 총장이 유엔 개혁에 뜻이 없는 것 같다고 문제를 제기하기도 했지만 각국의 이해관계에 따라 나오는 이런 지적과는 별도로 반 총장은 자신의 스타일대로 유엔 개혁을 하나, 둘 실행에 옮기고 있다. 반 총장은 새 진용을 짜는 데 있어 선택의 폭을 넓히기 위해 5일 보직임명에 정부와 기구 간 협의대상이 아닌 사무차장보 이상 고위직에게 자발적인 사표제출을 제안했다. 또한 취임 첫날 재산명세서를 윤리위원회에 자발적으로 제출하고 외부 금융기관의 검토절차가 끝나는대로 이를 일반에 공개할 계획이다. 반 총장은 유엔의 투명성 제고를 위해 사무국 고위직에게도 자발적인 재산공개를 권장했다. 반 총장은 오전 8시 출근으로 유엔 사무국의 근무 분위기 쇄신을 시도하고 있다. 한국식의 '부지런함'을 유엔 전파해 열심히 일하는 문화를 조성하겠다는 포석인 셈이다. 반 총장은 이와 함께 사무총장으로서는 이례적으로 유엔 구내식당(카페테리아)에서 직원들과 함께 점심을 하기도 하는 등 전임 사무총장들과는 다른 소탈한 행보로 신선함을 주고 있다. ◇ 이제부터가 시작 = 국제 문제 해결의 전면에 나선 반 총장은 얀 엘리손 수단특사를 만나 다르푸르 사태의 해결책을 논의하고, 소말리아 사태 종식을 위한 국제사회에 노력을 촉구하는 등 유엔 관계자와 유엔 지역그룹 대표, 각국 대사들과 잇따라 만나 의견을 나누며 바쁜 일정을 소화하고 있다. 반 총장은 8일에는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에 첫 참석, 국제 평화와 안전을 위한 논의를 통해 자신의 견해를 밝힐 것으로 예상된다. 이어 10일에는 취임 이후 첫 기자회견을 갖고 유엔을 이끌어 갈 구상 등을 밝힐 예정이다. 다르푸르 문제, 소말리아 사태, 중동문제, 북한 핵문제 등 세계 곳곳에서 벌어지는 산적한 현안 속에 이제 첫걸음을 뗀 반 총장이 어떤 해법을 갖고 문제를 돌파해 갈 지에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김현준 특파원 june@yna.co.kr (뉴욕=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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