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기문 유엔 사무총장이 출근 첫날인 2일 사담 후세인 이라크 전 대통령의 처형과 관련, "사형은 각국이 결정할 일"이라며 사형제를 인정하는 듯한 발언을 해 논란이 되자 유엔이 적극 해명에 나섰다.
미셸 몽타스 유엔 대변인은 3일 정오 브리핑에서 "사무총장은 사형제 금지 여부에 관한 유엔 총회의 논의가 계속 진행중인 것을 알고 있고 이것이 결정되기 전까지는 각 회원국의 입장을 존중한다는 입장이지만, 모든 인간은 생명과 자유, 안전의 권리를 갖는다는 세계인권선언 조항을 강하게 지지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는 반 총장이 사형제 폐지에 관한 유엔 회원국의 총의가 모아지지 않은 상황에서 회원국별로 다른 사정을 감안할 수 밖에 없지만 생명에 대한 존중이라는 인권 관련 국제법을 지지하고 있다는 것으로, 반 총장이 사형제를 옹호하는 것은 아니라는 것으로 해석된다.
몽타스 대변인은 반 총장이 2일 발언한 것에서 입장을 바꾼 것이냐는 기자들의 질문에 사형제 폐지에 관한 유엔의 최근 표결에서도 동의가 이뤄지지 않았음을 설명하고 "사무총장이 이런 상황을 감안하고 있다"면서도 "사무총장은 이 문제에 관한 회원국의 입장이 다르지만 사형제를 폐지하는 작업이 필요하다는 점을 강조했다"고 전했다.
그는 "사무총장의 2일 발언은 인권 관련 국제법을 언급한 것"이라면 "사무총장은 유엔 총회에서 사형제에 관해 어떻게 의견이 모아지느냐를 따를 것"이라고 설명했다.
한편 후세인 재판에 관한 반 총장의 입장을 묻는 질문에 몽타스 대변인은 반 총장이 사형집행 중단을 요구한 루이즈 아버 유엔 인권고등판무관의 입장을 지지한다는 점을 소개하고 "재판이 공정했는지 여부에 대해 사무총장은 언급하지 않았다"고 말했다.
김현준 특파원 june@yna.co.kr (뉴욕=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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