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란 핵문제 등에는 이견
최대 핵 보유국인 미국과 러시아가 주도하는 ‘전지구적 핵테러방지구상’(GICNT) 첫 회의가 공동선언문을 채택하고 31일 막을 내렸다. 13개국이 참여한 이 회의는 지난달 30~31일 모로코의 수도 라바트에서 진행됐다.
참가국들은 선언문에서 “각국은 자발적으로 핵과 방사능 물질 및 재료의 파악과 통제, 물리적 방어체계를 개발하고 개선해야 한다”고 촉구했다고 〈아에프페(AFP)〉 통신이 1일 보도했다. 선언문은 민간 핵시설 보안을 강화하고, 불법적으로 보유된 핵 물질·재료와 이를 이용한 장치를 수색·압수·제어하는 능력도 향상시켜야 한다고 촉구했다.
이번 회의는 지난 7월 주요 8개국(G8) 정상회의에서 미·러 정상이 발표한 구상을 구체화하기 위한 첫 모임이다. 이 구상은 △핵물질 감시 △핵시설 안전 △테러리스트들에 이전될 수 있는 핵물질 거래 차단을 주목적으로 내세우고 있다. 5대 핵보유국인 미국·러시아·중국·영국·프랑스와, 일본·독일·캐나다·이탈리아·호주·카자흐스탄·터키·모로코 등 모두 13개국이 참여하고 있다.
이번 회의는 ‘자발적’이라는 단서를 달아 각국의 노력을 촉구했지만, 미국은 장기적으로 참여국 확대와 다국적 훈련, 검색 강화를 추구하고 있다. 미국은 테러단체와 이란·북한 등의 연계를 막는다는 명분으로 이 구상을 대량살상무기 확산방지구상(PSI)과 컨테이너안전구상(CSI), 전세계 주요항구에 방사능 탐지기를 설치하는 메가포트구상 등의 종합판으로 인식하고 있다.
로버트 조지프 미 국무부 군축·비확산담당 차관은 “대량살상무기 확산방지구상이 차단능력을 강화해 온 반면, 핵테러방지구상은 차단을 넘어 핵물질 보호, 탐지, 긴급대응, 사후관리, 처벌까지를 포함하게 될 것”이라고 밝힌 바 있다.
하지만 주도국인 미국과 러시아가 이란 핵 문제 등에서 이견을 보여, 이 구상의 앞날이 순탄치만은 않다. 세르게이 키슬야크 러시아 외무차관은 첫날 회의 뒤 “일부는 합의했지만, 다른 일부는 합의하지 못했다”고 말하기도 했다.
워싱턴/류재훈 특파원, 이본영 기자
hoonie@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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