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4년 12월 이후 처음 회원국 이해 갈려 이행 미지수
석유수출국기구(오펙)가 하루 석유 생산량을 100만배럴 줄이기로 합의했다고 오펙 의장인 에드문드 다우코루 나이지리아 석유장관이 11일 밝혔다. 오펙은 최근 유가 하락세를 막기 위해 회원국들의 감산 문제를 비공식적으로 논의해 왔다.
하지만 오펙의 감산 합의가 제대로 지켜질 수 있을지 의문이 제기되면서 국제유가는 이날 올들어 가장 낮은 수준으로 떨어졌다.
다우코루 장관은 오펙 회원국들이 하루 100만배럴 감산한다는 데 뜻을 모았으며, 이는 다음달부터 시행될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다우코루 장관은 감산의 구체적인 방법은 아직 결정되지 않았다고 덧붙였다. 오펙 차원에서 감산 결정이 내려진 것은 2004년 12월 이후 처음이다. 11개 회원국으로 이뤄진 오펙은 현재 세계 석유생산량의 40% 가까이를 차지하고 있다.
전문가들은 감산 결정이 실제로 이행되기까지는 난관이 적지않을 것으로 보고 있다. 회원국들 사이에 각자의 생산한도를 두고 이해가 크게 엇갈리는데다, 최대 산유국으로 오펙에서 발언권이 센 사우디아라비아가 이번 발표에 침묵을 지키고 있기 때문이다. 또한 오펙은 지금도 하루 2800만배럴을 생산하기로 결정했으나 실제 생산량은 2750만배럴로 여기에 미치지 못하고 있다.
이런 분위기를 타고 11일 미국 뉴욕상품거래소에서 11월 인도분 서부 텍사스중질유는 1배럴당 57.59달러에 거래돼 전날보다 1.6% 떨어졌다. 이는 올해 최저치로 지난 7월14일의 사상 최고치(77.03달러)에 견줘 25% 가량 하락한 것이다. 유가가 이처럼 하락세이긴 하지만 올해 4분기에 다시 반등세로 돌아서고 내년 1분기 이전에 70달러에 이를 것이라는 전망도 없지는 않다.
국제에너지기구(IEA)는 이날 선진권 국가들의 올해 석유소비가 고유가 여파로 하루 평균 4940만배럴로 20여년만에 처음으로 10만배럴 가량 줄어들 것이라고 내다봤다. 국제에너지기구는 비록 소규모이지만 이런 소비 감소는 의미있는 변화라고 지적했다. 전세계 석유소비도 애초 예상보다 증가폭이 줄어 1.2% 늘어나는 데 머물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경 선임기자 jaewoo@hani.co.kr
항상 시민과 함께하겠습니다. 한겨레 구독신청 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