① 충주 교현초등학교 시절 동생들과 함께 과수원에서. 뒷줄 가운데가 반 장관.
② 충주중 16회 졸업앨범 속의 반 장관.
③ 충주고 3학년 때 ‘청소년적십자 국제견학 계획 및 연구대회 프로그램’에 선발돼 미국을 방문하기 전 공항에서 다른 선발자들과 함께 한 반 장관(맨 왼쪽).
외국서 새벽 귀국뒤 출근할 정도 ‘성실맨’
“색깔 없다” 시선…유엔개혁 이끌지 주목
“색깔 없다” 시선…유엔개혁 이끌지 주목
[한국인 유엔총장 사실상 확정] 반기문은 누구인가
반기문 외교통상부 장관은 외국에 나갔다 올 때는 어김없이 새벽에 인천공항에 도착한다. 그리곤 외교부 청사로 직행해 바로 회의를 소집하는 등 일을 본다. 외교부 직원들은 이런 반 장관을 두고 “지독한 일벌레에 타고난 강골”이라고 혀를 내두른다.
반 장관이 유엔 사무총장 선거 출마 뒤 프랑스어를 집중적으로 공부해 지난 7월24일 안보리의 1차 예비투표 결과를 통보해 온 당시 안보리 의장인 사브리에르 유엔주재 프랑스 대사와 프랑스어로 대화한 것은, 뜻한 바를 성취하는 그의 성실함과 강한 의지를 보여주는 대표적 일화다. 그는 요즘말로 ‘타고난 범생’이지만, 야사에 가까운 외교 뒷얘기 등 재미있는 화제로 상대방을 편하고 즐겁게 해주는 묘한 능력이 있다.
반 장관의 이런 외유내강형 성실함은 그가 2001년 외교부 차관에서 다음 보직 없이 낙마했다가 곧바로 유엔 대사와 유엔총회 의장 비서실장으로 부활한 것이라든지, 노무현 정부에서 외교보좌관을 거쳐 장관에 취임한 다섯달 뒤인 2004년 6월 김선일 사건이라는 악재 위기에서 살아남는 데 힘이 됐다는 게 중평이다.
반 장관은 사석에서 “아마도 내가 대한민국에서 차관급 직책을 가장 오래 수행한 공무원일 것”이라고 말한 적이 있다. 실제 그는 청와대 외교안보수석비서관(96년), 외교부 차관(2000년), 청와대 외교보좌관(2003년) 등 차관급 직무를 오랜 세월 맡았다. 나서지 않고 실무를 꼼꼼하게 챙기는 ‘2인자적 기질’을 느낄 수 있는 경력이다.
이런 탓에 반 장관한텐 ‘색깔이 없다’거나 ‘보수적’이라는 비판적 시선이 늘 따라다닌다. 미국 등 강대국들의 틈바구니에서 국제 평화를 관리하고 분쟁을 중재하며 유엔 개혁의 과제를 힘있게 풀어가야 할 ‘유엔 사무총장 반기문’으로선 새겨들어야 할 지적이다.
반 장관은 1944년 충북 음성 출신으로 70년 외무고시(3회)에 합격해 37년 동안 한 길을 걸어온 한국의 대표적 직업 외교관이다.
이제훈 기자 nomad@hani.co.kr
④ 당시 미국을 방문해, 존 F. 케네디 당시 미국 대통령과 함께 했다.
⑤ 1965~66년 육군 사병 근무시절.
⑥ 1970년 서울대 외교학과 졸업식 때 가족들과 함께. 가운데가 반 장관, 왼쪽으로 아버지 반명환씨(91년 작고), 오른쪽은 어머니 신현순옹(81).
이제훈 기자 nomad@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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