긴급회의 소집 협의 분주
석유수출국기구(오펙)가 국제유가 하락세에 대응해 원유 생산을 줄일 가능성이 있다고 <파이낸셜타임스>가 26일 보도했다.
오펙 대표들은 유가가 배럴당 60달러 안팎을 나타내, 지난 7월 중순의 최고치에 견줘 20% 이상 떨어지자 민감한 반응을 보이고 있다. 이들은 오는 12월 나이지리아에서 열릴 정례 각료회의에 앞서 최근 전화접촉을 통해 원유 감산 문제를 논의해왔다고 오펙 관리들이 밝혔다. WTRG 이코노믹스의 이코노미스트인 제임스 윌리엄스는 유가가 배럴 당 5달러 정도 더 떨어지면 오펙이 긴급회의를 열어 감산을 결정할 수 있다고 말했다고 <연합뉴스>가 전했다.
전세계 원유생산의 3분의 1을 차지하는 오펙은 지난번 오스트리아 빈 회의 때 결정한 대로 현재 하루 2800만배럴의 생산량을 유지하고 있다. 오펙이 공식적으로 생산량을 줄이기로 하면, 이는 2004년 12월 감산 결정 이후 처음이다.
국제유가는 이란 핵 문제를 둘러싼 지정학적 긴장이 완화되고 미국 경기 둔화 가능성이 커지면서 8월 중순 이후 하향 안정세를 보여왔다. 특히 단기 매매차익을 노리고 석유시장에 몰려들었던 헤지펀드와 뮤추얼펀드, 연금기금 등이 수요 하락 전망 속에 시장에서 빠져나가면서 이런 추세는 가속화한 것으로 분석된다.
오펙의 감산 가능성이 부각되면서 국제유가는 상승세로 돌아섰다. 25일(현지 시각) 뉴욕상업거래소(NYMEX)에서 거래된 11월 인도분 서부 텍사스 중질유(WTI)는 지난주 종가에 비해 90센트가 오른 배럴당 61.45달러에 거래를 마쳤다. 서부 텍사스 중질유 가격은 장중에 작년 11월 이후 최저치인 배럴 당 59.65달러까지 떨어졌다 다시 62.15달러로 오르는 등 불안한 모습을 보였다. 영국 런던 원유선물시장에서 거래된 11월 인도분 북해산 브렌트유는 지난주보다 29센트, 0.5% 상승한 배럴당 60.70달러(종가)를 나타냈다.
이경 선임기자jaewoo@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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