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변인 실수”…힐 차관보 북서 면담 거부 보도도 부인
미국이 유엔 총회를 계기로 6자회담 당사국 가운데 북한을 제외한 나머지 나라들의 5자회담 개최를 추진하고 있는 것으로 한때 알려졌으나, 이는 착오인 것으로 보인다.
숀 맥코맥 국무부 대변인은 13일 정례 브리핑에서 뉴욕에서 5자회담이 열릴 것인지 묻는 질문에, “그렇다. 우리는 그(콘돌리자 라이스 장관)의 일정을 짜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우리는 이를 특별한(ad hoc) 방식보다는 앞으로 더욱 조직적으로 하려 하고 있다”고 말해, 상시적인 5자회동 구도를 추진하고 있음을 시사했다.
그러나 정부 고위관계자는 14일 “유엔 총회를 계기로 북한을 제외한 6자회담 5개 참가국만의 5자회동을 추진한다는 아이디어는 한국과 미국 등 관련 당사국간에 지금껏 논의된 바 없다”고 밝혔다. 이 관계자는 “아마 맥코맥 대변인이 ‘5+5’ 등 다자 회동 추진 방침을 설명하려다 실수로 5자 회담이라고 말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그는 “북한을 뺀 5자회담은 중국의 반대로 성사되기 어렵다”고 덧붙였다.
앞서 지난 7월 말 말레이시아 쿠알라룸푸르에서 열린 아세안지역포럼(ARF) 기간 동안 추진됐던 5자회동도 중국의 반대로 여의치 않자 ‘10자 외무장관 회동’으로 확대돼 열린 바 있다.
맥코맥 대변인은 또 이날 브리핑에서 6자회담 미국 수석대표인 크리스토퍼 힐 국무부 동아태 담당 차관보가 최근 중국 방문 때 김계관 북한 외무성 부상과의 면담을 요청했다가 거부당했다는 보도를 부인했다. 맥코맥 대변인은 힐 차관보에게 확인한 결과 “이번 방문에서 북한 쪽과 접촉을 시도하지 않았다”고 말했다. 그는 힐 차관보가 이번 방문 중 한 공개적 발언들을 살펴보면 ‘6자회담의 틀 안에서 얼마든지 북한 쪽과 많은 회담을 할 용의가 있다고 말한 것’이라며 어디선가 이 발언에 곡해가 있었다”고 설명했다.
맥코맥 대변인의 이런 발언은 북-미 접촉 문제가 불필요한 논란을 불러오는 상황을 차단하려는 뜻이 담긴 것으로 보인다. 맥코맥 대변인은 북-미 양자접촉 사실을 부인하면서도, “힐 차관보는 6자회담의 틀 안에서 북한의 대표들과 협의하려고 필요한 만큼 충분히 긴 기간을 (중국에) 머물렀고, 옷도 많이 준비해갔다”고 말했다. 워싱턴/류재훈 특파원, 이제훈 기자 hoonie@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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