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정일 방중설’ 단둥에 비상경계령 풀린듯
“한미 정상회담 결과 나온 뒤로 조정 예상”
“한미 정상회담 결과 나온 뒤로 조정 예상”
김정일 북한 국방위원장의 방중을 앞두고 비상경계령이 내려진 것으로 알려진 중국과 북한의 접경도시 단둥에선 14일 내내 평온함과 긴장이 교차했다. 13일 저녁부터 압록강 철교와 단둥역 근처에 증강 배치됐던 중국 공안들은 이날 아침부터 평상 수준으로 돌아간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김 위원장의 방중 임박설이 끊이지 않으면서 이를 확인하려는 이들의 움직임도 분주하게 이어졌다.
중국 공안당국이 무슨 이유로 비상경계령을 내렸는지는 아직 공식적으로 확인되지 않고 있다. 정부 관계자는 “13일 단둥에 갑자기 중국 공안이 증강배치된 건 사실”이라면서도 “그 이유는 아직 정확히 파악되지 않고 있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단둥에 비상경계령이 내려졌다는 얘기는 와전된 것일 수도 있다”며 “지금은 증강배치됐던 공안의 숫자가 평상 수준으로 돌아온 것으로 알고 있다”고 덧붙였다.
김 위원장이 방중할 경우 특별열차가 통과하는 압록강 철교 부근은 이날도 여느 때와 다름없이 관광객들과 장사꾼들로 북적였다. 단둥한인회 관계자는 “적어도 겉으로 보는 단둥은 평온하다”며 “단둥과 신의주를 잇는 열차들도 정상대로 운행하고 있다”고 말했다. 압록강 주변의 고급 호텔들도 평소처럼 손님들을 받고 있다. 이들 호텔은 김 위원장의 방중이 임박할 경우 압록강이 내려다보이는 방에 묵은 손님들을 모두 내보내는 것으로 알려졌다.
단둥에선 김 위원장의 방중 임박설이 언론에 보도되자 북한 당국이 황급히 일정을 바꾼 게 아니냐는 관측도 돌고 있다. 단둥의 한 소식통은 “북한은 김 위원장의 동향이 외부로 미리 흘러나가는 것에 특히 민감하다”며 “김 위원장의 방중 일정이 다시 조정되지 않겠느냐”고 말했다. 정부 관계자는 “김 위원장이 방중한다면 그 시기는 한-미 정상회담 결과에 대한 분석이 끝난 뒤가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그러나 김 위원장의 방중 임박설은 여전히 단둥 주변을 맴돌고 있다. 단둥한인회 관계자는 “아침부터 압록강 철교의 동향을 묻는 전화가 잇따라 걸려 왔다”며 “김 위원장의 방중이 임박했다는 소문이 돌면서 한인사회가 다소 뒤숭숭하다”고 말했다. 다른 소식통은 “평소 알고 지내던 중국 공안들도 약속이나 한듯 입조심을 하는 분위기”라고 말했다.
베이징/유강문 특파원 moon@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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