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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 국제기구·회의

미 ‘사후 피임약’ 낙태논란 재점화

등록 2006-08-25 19:16수정 2006-08-25 19:23

FDA ‘플랜비’ 의사처방없이 약국판매 허용
보수 “부시 지지 철회” 위협…여성단체는 환영
미국 사회의 낙태 논란이 ‘사후 피임약’ 판매를 둘러싸고 다시 불붙고 있다.

미국 식품의약국(FDA)은 24일 사후 피임약(성관계 뒤 복용하는 경구피임약)인 ‘플랜 비(B)’를 의사 처방 없이도 약국에서 판매할 수 있도록 허용했다. 이에 따라 올해 말부터 18살 이상 성인들은 신분증만 제시하면 약국에서 이 피임약을 마음대로 살 수 있다. 그러나 17살 이하 미성년자는 과거처럼 의사 처방전을 받아야 한다.

결정 직후 여성단체들에선 환영의 목소리가 나왔지만, 종교단체를 비롯한 낙태 반대파들은 이 결정을 번복하기 위해 의회와 법원에 호소하겠다고 밝혔다. 일부 보수단체들은 조지 부시 대통령 지지를 철회하겠다고 위협한다.

3년 논란의 끝= 2003년에도 식품의약국은 ‘플랜 비’의 일반 약국 판매를 검토했지만 “의사 처방이 있어야 팔 수 있다”는 엄격한 제한조처를 풀지 않았다. 이때 민주당과 여성단체들은 “강한 보수 이념을 가진 부시 행정부가 식품의약국의 과학적 결정에 개입하고 있다”고 비난했다.

찬성론자들은 이 약의 자유로운 판매가 원치 않는 임신을 크게 줄일 것이라고 주장한다. <뉴욕타임스>는 “미국 여성의 임신 중 절반 정도가 예상하지 못한 것”이라고 보도했다. 그러나 반대론자들은 이 약의 남용이 무분별한 성관계를 부추기고 생명 경시풍조를 만연시킬 것이라고 주장하고 있다.

바 제약회사에서 만드는 ‘플랜 비’는 성관계 후 72시간 내에 복용하면 임신 가능성을 89%까지 낮출 수 있는 걸로 알려져 있다. 가격은 1회분(2정)에 25~40달러 정도다.

부시 지지자들의 반발= 이제 낙태 찬성파와 반대파의 처지가 바뀌어 다시 논란이 불붙고 있다. 힐러리 클린턴 상원의원(민주)은 “여성 건강을 위한 승리”라고 이번 결정을 환영했다. 그러나 톰 코번 상원의원(공화)은 “의사 처방 없이 여성을 호르몬 제재에 노출시키는 건 오히려 위험에 빠뜨리는 일”이라고 반대했다.

낙태 반대론자인 부시 대통령은 이번엔 식품의약국 결정을 “지지한다”고 밝혔다. ‘인간생명 인터내셔널’의 토마스 유테뉴어 목사는 “(이번 결정이) 부시 지지기반을 형성해온 독실한 가톨릭 신자들과 갈등을 불러일으키고 있다”고 경고했다.


한국은 어떨까= ‘플랜 비’는 국내에 시판되지 않고 있다. 우리나라에는 사후 피임약으로 플랜 비와 성분, 함량이 같은 노레보정이 2001년 수입 허가됐다. 노레보정은 프랑스의 ‘HRA 파르마’사가 개발한 약으로 수입 허가 당시 국내에 논란이 있었다. 노레보정이 수입된 뒤 5가지의 카피약이 더 허가를 받았다.

사후 피임약은 전문의약품으로 분류돼, 의사 처방전이 있어야 약국에서 구입할 수 있다. 김인범 보건복지부 의약품정책팀 사무관은 “제약사가 (의사 처방전이 필요 없는) 일반의약품으로 변경해달라고 신청하면, 사회적 여건과 파장을 고려해 식약청에서 최종 결정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박찬수 김일주 기자 pcs@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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