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셰 시장 연준 주목…보류 예상속 인상 전망도
국제금융시장이 미국 중앙은행인 연방준비제도(FRS)의 8일 움직임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이날 열리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회의에서 기준금리인 연방기금 금리 목표치를 현 수준인 5.25%에서 동결할 가능성이 크기 때문이다.
연방공개시장위원회는 지난 2004년 6월 이후 연방기금 금리 목표치를 한번에 0.25%포인트씩 잇따라 17차례 인상해왔다. 대다수 전문가들의 예측대로 이번에 금리 인상이 보류된다면 연준의 통화정책이 바뀌는 신호로 해석될 수 있어, 의미는 가볍지 않다. 당장 미국은 물론, 주요국가들의 증권시장 등에 호재로 작용할 것으로 예상된다.
금융시장에서 금리 동결을 점치는 것은 최근 발표된 경제지표가 기대에 미치지 못하기 때문이다. 미국의 2분기(4∼6월) 국내총생산(GDP) 실질증가율은 2.5%로 떨어졌다. 이는 1분기의 5.6%보다 크게 낮은 수준인데다, 월가의 예측치(2.8∼3.0%)를 밑도는 것이다. 특히 미국 경기를 이끌어온 축의 하나인 주택경기가 냉각되는 조짐이 좀더 뚜렷해지고 있다. 실업률도 7월에 4.8%를 기록해, 전달에 견줘 0.2%포인트 높아졌다.
이들 모두 연준이 당분간 인플레이션보다 성장에 관심을 쏟을 수밖에 없는 요인들이라고 할 수 있다. 벤 버냉키 연준 의장이 지난달 의회 증언에서 “연준이 (어느 시점에서) ‘0.25% 포인트 금리인상 에스컬레이터’에서 내려야만 할 것”이라고 말한 것도 이런 금리 동결론을 뒷받침한다.
하지만, 연준이 이번에도 금리 인상 행진을 계속할 것이라는 전망도 없지 않다. 고유가 등에 따른 인플레 압력이 여전히 무시하기 어려운 점이 그 근거로 제시된다. 실제로 연준이 중시하는 핵심 개인소비지출 디플레이터(일종의 소비자물가상승률)는 4∼6월 2.9% 상승했다. 연준에서 내부적으로 책정한 안정영역(1∼2%)을 넘어선 것이다. 게다가 생산성증가율도 예상보다 낮고, 단위노동비용도 오름세를 나타내고 있다.
월가에서는 이런 점들을 감안해, 연준이 이번에는 금리를 올리지 않되 연말까지 3차례 남은 공개시장위원회 회의에서 경제지표를 보아가며 다시 금리 인상을 시도할 가능성이 있다는 전망이 많다. 금리 인상을 완전히 끝내는 게 아니라 숨고르기에 들어간다는 얘기다. 연준으로서는 선택의 폭이 넓어지는 것일 수 있지만, 그만큼 연준과 시장으로서는 불확실성이 커지는 것이기도 하다. 취임 6개월째인 버냉키 의장한테는 상당히 부담스런 상황이다.
이경 선임기자, 외신종합 klee@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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