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영심 유엔세계관광기구 스텝재단 이사장
“스포츠와 관광은 별거한 부부 같은 거예요.”
외교통상부 관광스포츠대사. 생소한 직함을 가진 도영심(59) 대사를 만났다. “아는 사람만 안다”는 관광스포츠대사가 뭐냐고 묻자 대뜸 그가 던진 말이다. “‘스포츠·관광 분야에서 한국의 대외 관련업무를 한다’고 하면 재미없잖아요”라고 덧붙인다. “월드컵 같은 거대한 스포츠이벤트가 열리면 실제 선수나 임원들은 전체 방문객의 10%도 되지 않아요. 스포츠와 관광을 따로 떼놓는 건 불가능해요.” 2003년부터 ‘문화협력대사’로 일해오던 그는 남남처럼 보이는 관광과 스포츠를 ‘결합’시키기 위해 2005년부터 관광스포츠대사로 일해오고 있다.
이런 그가 지난 6월25일 유엔세계관광기구(UNWTO) 산하 스텝(ST-EP:지속가능한 관광을 통한 빈곤퇴치)재단 초대 이사장으로 선임됐다. 서울에 본부를 둔 스텝재단은 아프리카와 동남아시아 등 빈국들의 관광자원을 개발해 경제발전을 돕자는 취지로 지난해 말 창설됐다. “저는 지속가능한(Sustainable)의 ‘에스’(S)가 스포츠(Sports)도 될 수 있다고 봐요. 스포츠와 관광만큼 ‘행복’하고 평화로운 산업도 없잖아요?”
실제 스텝재단은 관광뿐만 아니라 스포츠 지원을 통한 문화교류사업도 활발하게 펼치고 있다. 지난 4월엔 한국국제교류재단과 함께 ‘한-아프리카 국제친선 및 문화교류사업’을 잘 마쳤다. 가나, 토고 등 서아프리카 국가들을 직접 찾아가 유소년 축구팀을 창단하고 문화공연도 열었다. “그곳 아이들에겐 축구공이 꿈을 심어 줘요. 하루아침에 부자가 되게 할 순 없지만, 그들에게 꿈을 심어줄 순 있잖아요. 하나씩 시작하는 거죠.”
도 대사의 꿈은 스포츠·관광 분야의 전문가들을 길러내는 일이다. “꿈과 열정이 있는 어린 친구들이 풍부한 해외 경험을 쌓아야죠. 그들이 스포츠 전문가, 나아가 세계 스포츠의 지도자들이 되도록 돕고 싶어요. 스텝재단이 그 출발점이자 뿌리가 되도록 해야죠.”
그는 “2010년 남아공월드컵이 스포츠와 관광이 힘을 합해 아프리카의 빈곤 퇴치에 기여하는 첫 이벤트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4년 뒤면 스텝재단의 유소년 선수들이 아프리카 각국을 대표해서 월드컵에 나오는 일이 벌어질 겁니다. 남아공월드컵은 그들과 스포츠전문가로 성장한 세계 각국의 젊은이들이 벌이는 한바탕 축제가 될 거예요.”
박현철 기자 fkcool@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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