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6일 유엔 직원들이 전날 밤 이스라엘군 공습으로 키암지역에서 숨진 유엔 감시단원들 중 한 명의 주검을 인근 마르자윤시에 있는 병원으로 옮기고 있다. 마르자윤(레바논)/AP 연합
아닌 총장 “표적 공격에 충격”
이스라엘의 레바논 남부 공습으로 유엔 감시단원 4명이 숨지는 사건이 발생해 이스라엘의 무차별 공격에 대한 비판이 커지고 있다.
유엔은 “이스라엘 공군이 레바논 남부 키암 마을에 있는 유엔 감시소를 폭격해 유엔 감시단원 3명이 숨졌으며, 다른 1명은 파편 더미 아래에 있어 사망했을 가능성이 높다”고 밝혔다고 <에이피(AP) 통신>이 보도했다. 레바논 주둔 유엔임시군(UNIFIL) 밀로스 스트루거 대변인은 “숨진 이들은 감시소 아래 벙커로 피신한 상태였다”며 “구조작업이 진행되는 중에도 이스라엘의 폭격은 계속됐다”고 말했다. 이날 숨진 유엔 감시단원들은 오스트리아·캐나다·중국·핀란드 출신이라고 <에이피>는 보도했다.
코피 아난 유엔 사무총장은 “이스라엘군이 명백하게 고의적으로 유엔 감시소를 표적으로 삼은 데 대해 충격을 받았다”며 이스라엘 정부에 즉각적인 조사를 요구했다. 에후드 올메르트 이스라엘 총리는 이에 성명을 내어 “이번 일은 실수로 일어났다”며 “철저하게 조사해 아난 총장에게 결과를 제출하겠다”고 밝혔다. 중국도 26일 베이징 주재 이스라엘 대사를 불러 즉각적인 조사와 희생자 가족들에 대한 사과를 요구했다.
이스라엘의 침공이 시작된 뒤 지난 2주 동안 레바논 남부의 유엔 시설 근처에서도 공습이 수십차례 있었다고 유엔 관계자의 말을 인용해 통신은 전했다. 스트루거 대변인은 “그동안 유엔 임시군에 고용된 나이지리아 민간인 부부 2명과 유엔 임시군 5명이 숨지고, 감시단원 1명이 다쳤다”고 밝혔다. 이스라엘군은 23일 피란 중인 민간 차량과 적십자 차량을 공격해 무차별 살상이라는 비난을 받은 바 있다. 박현정 기자 saram@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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