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하일 고르바초프 전 소련 대통령은 14일 미국과 러시아 관계가 "위기 직전(pre-crisis) 상태"라며 책임을 미국측에 묻고, 미국이 옛 소련 붕괴 이후 세계 유일의 초강대국으로 역할을 제대로 못해왔다고 주장했다.
고르바초프 전 대통령은 선진7개국과 러시아가 참여하는 G8 정상회의 개막 하루전인 이날 한 라디오 방송과 인터뷰에서 "러시아는 미국의 동생이 아니며, 우리가 미국에 패전한 것도 아니다"고 말했다.
그는 1991년 소련이 붕괴한 이후 어느 시점부터인가 미국이 "아메리카 제국 건설을 시도하기 시작했었다"고 주장하고 그러나 "명령하고 지배하려는" 미국의 시도는 실패했다고 덧붙였다.
미국은 "유고슬라비아와 이라크사태를 겪고서야 세계 지도력이라는 것이 다른 나라의 협력이 있을 때만 존재한다는 것을 깨닫고" 다른 나라와 협의를 더 많이 갖는 새로운 접근법을 시도하기 시작했다고 그는 지적했다.
고르바초프 전 대통령은 자신의 후임이었던 보리스 옐친 전 대통령에 대해서는 날카롭게 비판하면서 블라디미르 푸틴 대통령에 대해선 거듭 지지를 나타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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