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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 국제기구·회의

점차 달아오르는 차기 유엔 사무총장 경쟁

등록 2006-02-10 02:06

올해 말로 임기가 끝나는 코피 아난에 이어 유엔을 이끌어갈 후임 사무총장 자리를 차지하기 위한 각국의 경쟁이 점차 달아오르고 있다.

현재까지 공식적인 도전의지를 밝힌 인사는 수라키앗 사티라타이 태국 부총리와 스리랑카의 자얀티 다나팔라 전 유엔 사무차장뿐이다

그러나 자천타천으로 후보 출마 가능인물로 꼽히고 있는 인사들이 조만간 후보 출마를 공식화할 것으로 보여 사무총장 자리를 차지하기 위한 각국의 외교전이 불꽃을 튀길 것으로 보인다.

유엔 사무총장 자리는 관행적으로 지역적 안배가 이뤄져 왔기 때문에 이번에는 '아시아 몫'이 될 것이란 관측이 지배적이지만 미국과 동유럽 일부 국가들이 반발하고 있어 지역적 안배 문제가 향후 하나의 변수로 작용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는 상황이다.

◇ 출마 가능 인사 = 입후보를 공식발표한 수라키앗과 다나팔라 외에 현재까지 자천타천으로 후보로 나설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는 인사들은 대부분 아시아권 인사들이다.

한국의 반기문 외교통상부 장관을 비롯, 동티모르의 호세 라모스 호르타 외무장관, 싱가포르의 고촉동 전 총리, 요르단의 제이드 후세인 왕자, 터키의 케말 데르비스 전 재무장관, 유엔 홍보국을 이끌고 있는 인도의 작가 샤시 타루르 등이 각국 언론에 의해 후보 출마 가능성이 거론되고 있다.

비아시아권에서는 라트비아의 바이라 비케프라이베르가 대통령, 폴란드의 알렉산더 크바스니예프스키 대통령 등이 잠재적인 사무총장 후보 출마 가능 인사로 분류되고 있다.

◇ 후보군에 대한 평가 = 유엔 사무총장은 공식적인 선거운동보다는 결정권을 쥐고 있는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상임이사국들을 상대로 한 물밑 외교전을 통해 사실상 결정된다.

아직까지는 공식 후보 출마를 밝힌 인사들이 많지 않은 상태이기 때문에 후보들 간 경쟁이 말 그대로 물밑 탐색전 수준에 머물고 있지만 세계 언론은 벌써부터 잠재 후보군에 대한 평가를 시도하고 있다.

언론 평가에 있어서는 아직 후보출마 여부를 발표하지 않은 반 장관이 상대적으로 높은 평가를 받고 있다.

프랑스의 AFP통신은 최근 프랑스를 방문한 반 장관에 대한 기사에서 "반 장관이 차기 유엔 사무총장 후보군의 선두 주자로 여겨지고 있다"고 언급했다.

파이낸셜타임스도 지난달 반 장관과 바이라 비케프레이베르가 라트비아 대통령, 스리랑카의 다나팔라가 가장 널리 알려진 후보감들이라고 소개했다.

유엔의 관계자들은 반 장관이 현직 외무장관으로 국제 외교무대에 널리 알려진 인물인 데다 유엔에 근무한 경험도 있으며 영어와 불어에도 능통해 역량 면에서는 가장 뛰어나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고 전했다.

존 볼턴 유엔 주재 미국 대사도 "나는 반 장관이 아버지 부시 대통령 시절 워싱턴에 근무할 때부터 알고 있고, 그를 매우 존경한다"고 말한 바 있으나 유엔 사무총장이 개인적인 역량만으로 선출되는 자리는 아니라고 유엔 관계자들은 지적했다.

◇ 선출 방식 = 유엔 사무총장은 유엔 헌장에 안보리의 이사국 3분의 2 이상의 추천을 받아 총회에서 임명되도록 규정돼 있으나 실제로는 5개 상임이사국들에 의해 선출된다고 봐야 한다.

사무총장의 특별한 자격요건은 없으며 역대 사무총장들의 사례를 보면 국제외교관들 가운데 후보가 나오거나 아니면 아난 총장의 경우처럼 유엔 고위관리들로부터 나오기도 한다.

역대 사무총장 경쟁에 나섰던 유력후보들은 보통 지역 경쟁자가 없으면서 이른바 'P5'로 불리는 안보리 상임 이사국들의 이해관계를 침해한 적이 없거나 침해할 가능성이 적은 약소국 출신이 많았다.

사무총장 선출을 앞두고 아시아국들은 지난 1971년 우 탄트(미얀마) 이후 지역출신이 사무총장직을 맡지못했음을 들어 이번엔 아시아권 인사가 맡아야한다고 주장하고 있으며 러시아와 중국도 이러한 주장을 지지하고 있지만 유엔 내 최대 영향력을 가진 미국은 '지역순환제'에 대한 반대입장을 밝히고 있다.

선출 시기에 대해서는 볼튼 유엔 주재 미국 대사가 올 여름 선출을 희망한다고 밝혔지만 가을 총회를 전후한 시점에 결정이 내려질 가능성이 크다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 유엔 사무총장의 위치 = 사무총장직은 본래 유엔 내에서 총회의장직에 밀리는 2번째 직책이었다.

첫 사무총장이었던 노르웨이의 트리그베 리 사무총장은 총회의장직에 출마했다 벨기에의 폴-앙리 스파크에게 패한 후 보상차원에서 사무총장직을 맡았다.

사무총장직은 다그 함마숄드 총장 재직 중 비중이 커졌으며 총회의 비중이 상대적으로 약화되면서 명실상부한 유엔 내 최고 직책으로 자리잡았다.

김계환 특파원 kp@yna.co.kr (뉴욕=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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