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최대 공무원 시험 대비 전문학원인 ‘중공교육' 누리집.
민간 부문의 고용 불확실성이 커지면서 중국 젊은이들이 갈수록 공무원 시험으로 몰리고 있다. 청년층 고용 상황이 어려운 상황에서 코로나19까지 덮치면서, 올 들어 ‘공직 쏠림현상’이 더욱 심화할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17일 <사우스차이나 모닝포스트>의 보도를 종합하면, 올해 중국 당국은 79개 부문, 23개 직속기관에서 약 2만5700명의 국가직 공무원을 새로 뽑니다. 그런데 지난해 11월 말 치러진 필기시험 응시자는 무려 157만6천여명이었다. 평균 경쟁률은 61대 1로, 상하이시 세무국 1급 행정집행원 모집 경쟁률은 전국 최고인 2104대 1을 기록했다. 비슷한 규모를 뽑았던 지난 2003년엔 공무원 시험 응시자가 불과 12만5천여명이 그친 바 있다.
신문은 “불과 5~10년 전만 해도 안정적이지만, 업무가 단조롭고 임금도 박하다는 게 공직에 대한 청년층의 기본적인 인식이었다”며 “하지만 정치·경제적 상황이 급격히 바뀌고, 고령화 등에 대한 대중적 우려가 커지면서 공무원의 안정성을 선호하는 청년층이 전례없이 늘고 있다”고 전했다.
중국 첨단기업을 중심으로 초고강도 노동을 뜻하는 이른바 ‘9-9-6’(오전 9시부터 오후 9시까지 주 6일 노동) 논란이 인 것도 청년층의 공무원 선호 현상을 부채질했다. 신문은 업계 관계자의 말을 따 “성·시급 지방직 공무원까지 포함하면, 공무원 시험을 준비하는 청년층은 약 900만명에 이를 것”이라고 전했다.
급여 수준도 웬만한 민간기업보다 높아졌다. 신문은 “지방정부 초급 간부의 평균 월급은 최대 1만4천위안에 이르며, 각종 복지혜택이 추가된다”며 “반면 대졸자 가운데 급여 수준이 가장 높다는 전자공학 전공자의 지난 2019년 평균 월급은 6858위안에 그쳤다”고 전했다.
공직을 희망하는 청년층이 늘면서 각종 공무원 시험 대비학원도 ‘성장산업’으로 떠올랐다. 온·오프라인 공무원 시험 대비 전문학원인 ‘중공교육’(Offcn)은 현재 중국 300여개 도시에서 학원을 운영 중이며, 수강생이 100만명을 넘는다. 미국 경제전문지 <포브스>는 이 업체 창업자인 리용신(45) 회장의 자산 규모가 37억달러로 세계 807위 부자로 평가했다. 리 회장은 지난해 중국 후룬연구소가 집계한 중국 부자 목록에서도 23위를 차지한 바 있다.
베이징/정인환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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