멕시코 출신 10대 환경운동가 시예 바스티다. 유튜브 갈무리
멕시코 출신 10대 환경운동가인 시예 바스티다(18)가 기후정상회의에 참석한 세계 정상들을 향해 “화석 연료 시대는 끝났다는 것을 인정해야 한다”고 말했다. 바스티다는 스웨덴의 10대 환경운동가 그레타 툰베리가 소속된 국제 청소년 환경 운동 단체 ‘미래를 위한 금요일’의 리더다.
바스티다는 22일(현지시각)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40개국 정상을 화상으로 초청해 개막한 기후정상회의에서 토니 블링컨 미 국무장관의 소개를 받으며 등장했다. 바스티다는 이날 연설에서 지구 온난화에 대한 해결책은 “기후 정의가 사회 정의라는 사실과 일치해야 한다는 것”이라며 “전 세계가 신재생 에너지로 즉각 전환하고 새로운 파이프라인을 설치하는 등의 화석 연료 보조금 지급 및 기반 시설 구축을 중단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멕시코 원주민인 오토미족의 일원이었던 바스티다는 11살 때 극심한 가뭄으로 고통을 겪은 뒤 온 가족이 고향인 멕시코를 떠나 미국 뉴욕으로 이주했다. 이후 환경 문제에 관심을 가져, 2019년 학교에서 600명의 기후 파업을 이끌었고 기후변화 관련 입법 등을 추진했다.
바스티다는 “당신들은 우리가 비현실적이고 비이성적이라고 말하고 또 말하지만, 포부도 없고 대담하지도 않은 해결책을 가진 채 비현실·이성적인 이들은 누구냐”며 정상들이 이날 논의한 수준 이상으로 2030년까지 온실가스 배출을 과감하게 없앨 것을 촉구했다.
바스티다는 세계적인 불평등도 거론했다. 그는 “지구촌 문제는 세계 권력자들이 식민주의와 억압, 자본주의, 시장 지향적인 세뇌된 해법의 해로운 시스템을 고수한 결과”라며 현재 경제·정치 체제는 “남반구와 흑인, 유색인종 등 희생 지대의 존재에 의존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부국들이 식량·물 부족, 가혹한 날씨 등 온난화 결과로 고향에서 밀려난 ‘기후 이민자’를 인정해 줄 것을 요구했다.
최현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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