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의료진이 스푸트니크V 백신을 주사기에 담고 있다. 타스 연합뉴스
세계보건기구(WHO)와 유럽의약품청(EMA)이 공동으로 러시아가 개발한 코로나19 백신인 ‘스푸트니크 브이(V)'의 제조 시설을 방문한다. 러시아는 세계보건기구가 몇 주 안에 스푸트니크 백신을 승인할 가능성이 있다고 전망했다.
22일(현지시각) <로이터> 통신은 다음달 10일에서 6월 첫째 주까지 세계보건기구와 유럽의약품청이 함께 러시아의 스푸트니크V 제조 시설을 방문할 예정이라고 보도했다. 약 4주 동안 두 기관의 공동 조사가 이뤄지는 것으로 보인다.
세계보건기구는 현재 유럽의약품청과 함께 스푸트니크V를 개발한 러시아 가말레야 국립 감염병·미생물학 연구소로부터 자료를 받으면서 이 백신의 임상 과정을 점검하고 있다.
세르게이 베르쉬닌 러시아 외무차관은 이날 세계보건기구 조사팀의 방러 이후 스푸트니크 V를 세계보건기구가 승인한 코로나19 대응 긴급 사용 백신 목록에 추가할 수 있을 것이라며 “모든 과정을 빨리 진행하면 수 개월이 아니라 수 주 안에 승인이 이루어질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세계보건기구의 검증서를 받으면 전 세계적으로 스푸트니크 V 백신에 대한 수요가 매우 커질 것”이라고 예상했다.
세계보건기구의 승인을 받으면 전 세계 보급이 쉬워진다. 자체적인 의약품 평가 기능이 약한 나라들이 이를 근거로 신속한 백신 승인과 수입을 할 수 있다. 세계보건기구는 화이자 백신과 아스트라제네카 백신, 얀센 백신 등 3종에 대해 긴급 사용을 승인한 상태다. 러시아는 지난해 10월말 세계보건기구에 스푸트니크V의 긴급사용 승인 검토를 신청했다. 유럽의약품청도 3월초 이 백신에 대한 심사를 시작했다.
스푸트니크V는 지난해 8월 러시아 당국이 최종 3상 임상을 마치기 전에 승인을 한 탓에 효능·안전성 논란이 일었다. 올해 2월 세계적 의학잡지 <랜싯>에 90%가 넘는 효과가 공개돼 눈길을 끌었다. 이 백신은 현재 60개국에서 긴급사용 승인을 받았고, 한국도 도입을 검토하고 있다. 최현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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