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주최하는 기후변화 정상회의에 참석하면서, 양국 정상이 처음으로 나란히 다자외교 무대에 서게 됐다. 기후변화는 양쪽이 공히 ‘협력 가능한 분야’로 꼽고 있지만, 격화하는 갈등 속에 또 다른 ‘각축전’이 펼쳐질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22일 관영 <신화통신>의 보도를 종합하면, 시 주석은 이날 밤 미국 주최로 화상으로 열리는 기후변화 정상회의에 참석해 연설을 할 예정이다. 바이든 대통령은 지난달 26일 이번 회의에 40개국 정상을 초청했지만, 중국 외교부는 전날에야 시 주석의 회의 참석을 확정 발표한 바 있다.
중국 쪽에선 “시 주석의 회의 참석은 미-중 관계와 관련해 긍정적 신호를 보내기 위한 ‘우호적 행보’로 볼 수 있지만, 기후변화 관련 논의의 주도권을 미국이 쥐지 못하게 하려는 선제적 대응의 일환이기도 하다”는 평가가 나온다.
관영 <글로벌 타임스>는 “중국은 기후변화 대응과 관련해 다자주의의 중요성을 강조하는 한편 자국의 국익을 앞세운 미국의 패권주의나 강압에 대해선 단호히 거부할 것”이라며 “중국은 미국 중심의 기후변화 정책의 ‘들러리’가 되지는 않을 것이며, 자체적인 행동 계획에 따라 기후변화 문제에 대응해 나갈 것”이라고 주장했다.
실제 시 주석은 지난 16일 독일·프랑스 정상과 한 화상회의에서 “기후변화 대응은 인류 공통의 관심사”라며 “지정학적 협상 카드로 사용하거나, 다른 나라를 공격하는 빌미로 삼거나, 무역 장벽을 세우기 위한 명분으로 삼아선 안 된다”고 강조했다.
앞서 시 주석은 지난해 9월23일 미국 뉴욕 유엔본부에서 열린 제75차 유엔총회 화상연설에서 2030년 전까지 탄소 배출량을 감소세로 전환하고 2060년까지 탄소 중립을 달성하겠다고 발표했다. 하지만 미국과 유럽연합(EU) 쪽에선 탄소 배출량이 정점을 찍는 시점을 2025년으로 5년 앞당길 것을 요구해왔다. ♣️H6s베이징/정인환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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