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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 국제일반

끝내 바다에…일 ‘방사능 오염수’ 30년간 쏟아붓는다

등록 2021-04-13 19:25수정 2021-04-14 02:30

국제사회 반대 아랑곳없이
2년 뒤부터 125만톤 ‘방류’ 결정
스가 총리 “피할 수 없는 과제”
한·중 강력항의…미국은 일 옹호
후쿠시마 제1원전 부지 탱크에 보관 중인 방사성 물질 오염수. 연합뉴스
후쿠시마 제1원전 부지 탱크에 보관 중인 방사성 물질 오염수. 연합뉴스

일본 정부가 국내외 반대 여론에도 불구하고 후쿠시마 제1원전 부지 탱크에 보관 중인 방사성 물질 오염수를 2년 뒤 바다에 방류하기로 13일 결정했다. 한국과 중국 등 인접국은 강하게 반발했으나, 미국은 일본의 결정을 지지했다.

일본 정부는 이날 오전 관계 각료회의를 열어 후쿠시마 제1원전 물탱크에 보관 중인 오염수(약 125만t)의 방사성 물질 농도를 법정 기준치 이하로 낮춘 뒤, 30년에 걸쳐 바다에 방류하기로 결정했다고 밝혔다. 스가 요시히데 일본 총리는 이날 회의에서 “(오염수 바다 방류는) 후쿠시마 제1원전 폐로에 있어 피할 수 없는 과제”라고 말했다. 이번 결정은 총리 관저가 강하게 밀어붙인 것으로 알려졌다. 여름 도쿄올림픽, 가을 중의원 선거 등 정치 일정을 고려할 때 지금이 오염수 처리를 결정할 적기라고 판단한 것으로 보인다.

후쿠시마 제1원전은 2011년 동일본 대지진 폭발 사고로 가동이 중단돼 폐로 작업이 진행 중이다. 핵연료 냉각수 및 원전 건물에 스며든 지하수와 빗물 등으로 오염수가 계속 늘고 있다. 지금까지 제1원전에 있는 약 1천개 탱크에 오염수를 저장하고 있었으나, 내년 가을께 탱크 용량이 부족해 더 이상 보관이 어렵다는 것이 일본 정부의 설명이다.

한국과 중국 등 인접국과 국제 환경단체들은 후쿠시마 오염수 방류의 안전성 문제를 지적해왔다. 도쿄전력이 ‘다핵종 제거 설비’(ALPS·알프스)로 이미 한번 정화를 했는데도 현재 탱크 속 오염수의 70%에는 스트론튬, 세슘, 요오드 등 인체에 치명적인 방사성 물질이 기준치 이상 포함돼 있다. 인체 내부 피폭을 일으킬 수 있으나 알프스로 제거할 수 없는 삼중수소(트리튬)를 대규모로 방류하는 것도 건강 피해 여부가 검증된 바 없어 우려를 키우고 있다.

일본의 민간 싱크탱크인 ‘원자력시민위원회’는 정부 방침이 이미 예견된 전날 기자회견에서 “정부와 도쿄전력이 대체 방안을 구체적으로 검토하지 않았다”고 비판했다. 시민사회가 지상에서 대형 탱크에 저장하거나 콘크리트로 막아버리는 ‘모르타르 고체화 처분’ 등을 제안했으나, 정부가 처음부터 비용이 저렴한 ‘바다 방류’를 결정해 놓고 대안을 살피지 않았다는 지적이다. 일본 정부가 일반 국민을 대상으로 시행한 의견 공모인 ‘퍼블릭 코멘트’에서 약 70%가 바다 방류에 반대했으나, 이 역시 무시했다. 후쿠시마현 어업협동조합 관계자는 13일 <엔에이치케이>(NHK) 방송 인터뷰에서 “전국적으로 논의도 없었고, 처리수의 안전성도 전혀 이해되지 않는데 이렇게 결정하다니 납득할 수 없다”고 반발했다.

한국 정부는 이날 구윤철 국무조정실장 주재로 외교부, 해양수산부, 원자력안전위원회 등 관계부처 차관 긴급회의를 열고 강한 유감의 뜻을 밝히는 한편, 최종문 외교부 2차관이 이날 오후 아이보시 고이치 주한 일본대사를 외교부로 불러 강력히 항의했다. 중국도 외교부 대변인 명의의 담화문을 내어 “일방적이고 무책임한 결정”이라고 성토했다. 반면 미국 국무부는 네드 프라이스 대변인 명의의 성명을 내어 “국제 안전기준에 부합한다”고 옹호했다.

김소연 노현웅 기자 dandy@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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