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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 국제일반

“배를 흔들지 마라”…미, 북한의 경고에도 신중 모드

등록 2021-03-17 14:59수정 2021-03-17 15:26

백악관, 김여정 담화에 “직접적 답변할 것 없어”
NBC “대북정책 검토하는 동안에는 부드러운 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16일(현지시각) 워싱턴에서 펜실베이니아로 떠나는 전용기 마린원에 탑승하기 전, 마스크를 쓴 채 기자들에게 얘기하고 있다. 워싱턴/UPI 연합뉴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16일(현지시각) 워싱턴에서 펜실베이니아로 떠나는 전용기 마린원에 탑승하기 전, 마스크를 쓴 채 기자들에게 얘기하고 있다. 워싱턴/UPI 연합뉴스

조 바이든 미국 행정부는 북한이 한-미 군사연습을 비난하면서 미국에도 경고한 데 대해 16일(현지시각)에도 직접적 반응을 자제하며 신중한 태도를 유지했다.

젠 사키 백악관 대변인은 이날 기자들이 김여정 조선노동당 중앙위원회 부부장의 담화에 관해 묻자 “북한에서 나온 발언에 직접적인 언급이나 답변할 게 없다”고 말했다. 그는 토니 블링컨 국무장관과 로이드 오스틴 국방장관이 한국·일본 방문 중인 사실을 언급하면서 “그 지역 안보가 논의 주제가 될 것”이라고 했다. 이어 “우리의 목표는 언제나 외교와 북한 비핵화에 초점이 맞춰져 있다”고 강조했다.

김 부부장은 전날 담화에서 바이든 정부를 향해 “앞으로 4년간 발편잠(편안한 잠)을 자고 싶은 것이 소원이라면 시작부터 멋없이 잠 설칠 일거리를 만들지 않는 것이 좋을 것”이라고 경고했다.

젤리나 포터 국무부 부대변인도 브리핑에서 똑같은 질문을 여러차례 받았으나 전날 블링컨 장관의 발언만 되풀이했다. 블링컨 장관은 미-일 외교·국방(2+2) 장관회의 뒤 회견에서 “(김 부부장의) 그 발언을 잘 알고 있지만 내가 오늘 가장 흥미를 느낀 것은 우리 동맹들과 파트너들의 발언이다. 그게 우리가 이 지역에 온 이유”라고 답변했다.

이와 관련해 바이든 대통령의 안보팀은 대북정책을 검토하는 동안에는 북한에 부드러운 어조를 취하기로 지난달 초 결정했다고 <엔비시>(NBC) 방송이 이날 보도했다. 국가안보회의(NSC)가 주관한 회의에서 내려진 이같은 접근법을 두고 바이든 정부 관리들은 “배를 흔들지 말라”는 기조라고 설명했다. 한 관리는 “이 문제에 어떻게 접근할지 감을 더 잡을 때까지는 (배를 흔들) 물결을 만들지 않도록 노력하고 있다”고 말했다.

북한이 버락 오바마, 도널드 트럼프 정부 초기와 달리 바이든 정부 출범 뒤에는 아직까지 도발적 행동을 하지 않고 있는 와중에 미국 또한 자극적인 발언으로 상황을 악화시킬 필요가 없다고 판단한 것으로 보인다. 이같은 기조를 정한 상황에서 지난달 미 법무부가 가상화폐 탈취 혐의로 북한 정찰총국 소속 해커 3명의 기소 사실을 공개하면서 북한과 공작원들을 “범죄 조직” “은행 강도”라고 표현하자 바이든의 안보 참모들은 발끈했다고 <엔비시>는 전했다. 이 방송은 바이든 정부의 대북정책 검토가 4월이나 5월초까지는 끝나지 않을 것이라고 관리들이 말했다고 전했다.

워싱턴/황준범 특파원 jaybee@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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