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광고

광고닫기

광고

본문

광고

국제 국제일반

헤지펀드-개미의 매매 공방, ‘게임스톱’ 주가…미 증시 전체 흔들어

등록 2021-01-28 16:28수정 2021-01-29 13:07

헤지펀드의 공매도 대상 ‘게임스톱’ 주가 개인이 끌어올려
2주만에 1700%까지 오르면서 헤지펀드들 항복 선언
뉴욕 증시 폭락에 한몫…백악관까지 나서 우려 표명
게임스톱 등 일부 주식을 둘러싼 헤지 펀드와 개인 투자자의 매매 공방이 미국 증시 전체를 흔드는 지경까지 번지고 있다. 증권거래소가 있는 미국 뉴욕의 월가. 뉴욕/AP 연합뉴스
게임스톱 등 일부 주식을 둘러싼 헤지 펀드와 개인 투자자의 매매 공방이 미국 증시 전체를 흔드는 지경까지 번지고 있다. 증권거래소가 있는 미국 뉴욕의 월가. 뉴욕/AP 연합뉴스

헤지 펀드와 개인 투자자의 일부 주식 매매 공방이 미국 주식시장을 흔들고 증권감독기관과 정치권의 우려를 낳는 사태로 번지고 있다.

미국 개인 투자자들이 집중 거래하는 비디오게임 유통업체 ‘게임스톱’의 주가가 27일(현지시각) 뉴욕 증권거래소에서 하루 전보다 134.8% 폭등한 347.51달러로 거래를 마쳤다. 이어 시간외 거래에서는 다시 16% 떨어지는 널뛰기 양상을 보였다.

게임스톱은 비디오게임 판매 매장을 운영하는 업체로 온라인 시대엔 어울리지 않는다는 평가를 받는다. 이 때문에 일부 헤지펀드는 지난해 말부터 이 회사의 주가 하락을 예상하고 공매도(주식을 빌려서 판 뒤 나중에 되사서 갚는 행위)에 나섰다. 헤지펀드의 공매도는 개인 투자자들의 집중 매입이라는 뜻밖의 반발에 부닥쳤다. 두쪽의 매매 공방이 이어지면서 게임스톱은 증시에서 가장 주목받는 주식으로 떠올랐다.

코로나19 여파로 큰 타격을 받고 있는 극장 체인 운영사 에이엠시(AMC) 엔터테인먼트도 개인 투자자들의 거래가 집중되며 이날 주가가 301.2% 상승했다가 시간외 거래에서 26.6% 떨어졌다. 개인 투자자들은 스마트폰 업체 블랙베리 등 특별한 호재가 없어 보이는 회사 주식까지 끌어올리고 있다고 <로이터> 통신이 보도했다. 영국 경제지 <파이낸셜 타임스>는 개인 투자자들이 게임스탑을 이을 주식을 찾아 나서면서 핀란드 통신 기업 노키아, 독일 제약회사 에보테크, 폴란드 게임 개발사 ‘시디(CD) 프로젝트’ 등 유럽 일부 기업 주가도 급등했다고 전했다.

개인 투자자들의 주가 띄우기는 토론 사이트 레딧에 개설된 ‘월스트리트베츠’라는 글타래를 중심으로 진행된다. 현재 360만명이 참여하고 있는 이 글타래는 지난해 10월 헤지펀드 멜빈캐피털이 게임스톱 공매도를 시작하면서 ‘헤지펀드 상대 전쟁’의 중심지로 떠올랐다고 <블룸버그> 통신이 전했다. 회계 부정 의심 기업 등에 대한 공매도 공격으로 유명한 투자자인 앤드루 레프트까지 게임스톱 공매도에 동참하면서, 헤지펀드와 개인 투자자의 대결이 절정에 달했다. 이달초 이후 특히 뜨거웠던 공방은 개인 투자자의 승리로 끝났다. 게임스톱의 주가가 지난 12일부터 이날까지 1700%나 오르면서 멜빈캐피털과 레프트는 최근 공매도 중단을 선언했다.

이 공방에서 막대한 손해를 본 헤지펀드들이 다른 보유 주식을 내다 파는 등 여파는 증시 전체로 번졌다. 이날 다우존스 산업평균지수는 2.05% 폭락했고, 에스엔피(S&P) 500 지수와 나스닥 지수도 각각 2.57%와 2.61%나 떨어졌다. 게임스탑 등을 둘러싼 투기적 거래, 보잉 등 일부 기업의 저조한 실적, 연방준비제도의 추가 양적 완화 기대감 하락 등이 주가 폭락을 불렀다고 증시 분석가들은 지적했다.

정치권과 증시 규제당국도 우려를 표시했다. 젠 사키 백악관 대변인은 “재닛 옐런 재무장관을 비롯한 조 바이든 행정부의 경제팀이 게임스톱 등 이상 흐름을 보이는 주식들과 증시 상황을 주시하고 있다”고 말했다. 증권거래위원회(SEC)도 성명을 내어 “투자자 보호와 효율적인 시장 관리를 위해 유관 기관들과 협력하고 있다”고 밝혔다. 윌리엄 갤빈 메사추세츠주 국무장관은 “이건 투자가 아니라 도박”이라며 게임스톱의 거래를 30일동안 중단시키자고 주장했다.

신기섭 선임기자 marishin@hani.co.kr
항상 시민과 함께하겠습니다. 한겨레 구독신청 하기
언론 자유를 위해, 국민의 알 권리를 위해
한겨레 저널리즘을 후원해주세요

광고

광고

광고

국제 많이 보는 기사

그린란드 가지겠다는 트럼프, 큰아들 보냈다…덴마크 반발 1.

그린란드 가지겠다는 트럼프, 큰아들 보냈다…덴마크 반발

아사히 “윤석열, 총선 전후 소폭 20잔씩 새벽까지 폭음” 2.

아사히 “윤석열, 총선 전후 소폭 20잔씩 새벽까지 폭음”

‘LA 해안가 산불’ 3만명 대피 명령…1분당 축구장 1개 면적 불타 3.

‘LA 해안가 산불’ 3만명 대피 명령…1분당 축구장 1개 면적 불타

프랑스 극우 상징 장 마리 르펜 사망 4.

프랑스 극우 상징 장 마리 르펜 사망

일본, 왕위 계승 후보자 고갈…여성 일왕·옛 왕족 입양 논의도 5.

일본, 왕위 계승 후보자 고갈…여성 일왕·옛 왕족 입양 논의도

한겨레와 친구하기

1/ 2/ 3


서비스 전체보기

전체
정치
사회
전국
경제
국제
문화
스포츠
미래과학
애니멀피플
기후변화&
휴심정
오피니언
만화 | ESC | 한겨레S | 연재 | 이슈 | 함께하는교육 | HERI 이슈 | 서울&
포토
한겨레TV
뉴스서비스
매거진

맨위로
뉴스레터, 올해 가장 잘한 일 구독신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