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에서 코로나바이러스 유전자 변이 등 특성을 분석해본 결과 변이는 ‘아직까지’ 발견되지 않았다. 한국에서 특별한 독성을 갖거나 검사에서 놓치게 될 우려는 없다는 뜻이다. 반면 중국의 한 대학 연구팀은 코로나19에서 인간면역결핍바이러스(HIV)와 유사한 유전자 돌연변이를 발견했다며 “인간 세포 전염능력이 사스보다 100~1000배 높을 수 있다”고 주장했다.
질병관리본부는 27일 국내 6명의 코로나19 환자한테서 채취한 바이러스 유전자의 특성을 분석한 결과, 바이러스가 인체에 침입하는데 중요한 역할을 하는 세포결합부위 및 바이러스 증식을 담당하는 유전자 부위에서 아직까지 변이가 발견되지 않았다고 밝혔다. 중국·일본 등 16개국에서 공개 발표한 ‘국외 유래’ 바이러스 103건의 게놈 염기서열과 비교분석한 결과 일치율이 99.89~100%를 보였다. 코로나바이러스 입자 크기는 80~100나노미터(nm·1천만 센티미터 분의 1)로 2만9800개의 유전자 염기서열로 구성돼 있는데 이 가운데 8~9개를 제외하면 국외 유래 바이러스와 염기서열 차이가 없어 “유전자 (돌연)변이가 없었다”는 뜻이다.
정은경 본부장은 “차이가 확인된 부위는 병원성 및 증식 전파력과 관련이 없다“고 말했고, 권준욱 국립보건연구원장은 “일치율이 매우 높다는 건 한국에서 특별한 독성을 가지거나 검사에서 놓치게 될 우려는 없다는 뜻”이라고 설명했다. 일반적으로 모든 바이러스는 증식 과정에서 염기서열에 변이가 생길 수 있는데, 이 변이는 전파력이나 병원성에 영향을 미치기도 하고 전혀 영향을 주지 않기도 한다.
한편, 코로나바이러스가 HIV와 흡사한 감염 변이를 갖고 있어 사스(SARS)에 견줘 인간 세포에 훨씬 더 쉽게 침투할 수 있다는 연구결과가 발표됐다. 이날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에 따르면, 중국 텐진의 루안지서우 교수(난카이대학) 연구팀은 “코로나 유전자에서 사스에는 존재하지 않지만 HIV나 에볼라 바이러스에서 발견된 것과 유사한 돌연변이가 일부 발견됐다”며 “인간 세포와 결합하는 전염 능력이 사스보다 100~1000배 더 높을 수 있다”고 주장했다. 연구팀은 “코로나 감염 경로가 사스와 명확히 다를 것임을 시사한다”며 “이 변이로 바이러스가 세포에 감염되는 효율성이 증가해 사스보다 명백히 강한 전파력을 갖게 되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조계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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