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19일(현지시각) 백악관에서 민주당의 제프 반 드루 하원의원의 공화당 입당식에서 발언하고 있다. 드루 의원은 전날 하원에서 민주당 입장과 달리 트럼프 대통령 탄핵소추안에 반대표를 던졌다. 워싱턴/EPA 연합뉴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탄핵소추안이 하원에서 가결된 뒤, 이를 다음 관문인 상원으로 넘기는 문제를 놓고 트럼프 대통령과 민주당이 샅바싸움을 하고 있다. 전날 하원에서 탄핵안 통과를 주도한 민주당은 상원으로 탄핵안을 넘길 시점을 밝히지 않고 있으며, 트럼프 대통령은 “상원으로 보내기 무서워서 그런 것”이라며 민주당을 맹비난하고 있다.
낸시 펠로시 민주당 하원의장은 19일(현지시각) 기자회견에서 상원이 탄핵 심판 절차의 윤곽을 보여줄 때까지 탄핵 소추위원들을 정하지 않고 기다리겠다며 “공정한 절차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상원의 탄핵 심리 과정에서 상원 다수를 장악한 공화당의 의도대로 끌려가는 걸 최소화하려는 의도다. 상원에서 서둘러 탄핵안의 부당성을 최대한 드러낸 뒤 이를 부결시키기를 원하는 공화당으로서는 속이 타는 상황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트위터에 “펠로시는 자신의 허위 탄핵 사기극에 너무 무기력하게 느낀 나머지, 상원으로 그것(탄핵안)을 보내기 두려운 것”이라고 주장했다. 그는 또 백악관에서 전날 하원에서 탄핵안에 반대표를 던진 제프 반 드루 민주당 하원의원의 공화당 입당 행사를 열고, “공화당에 엄청난 자산”이라고 칭찬하며 세를 과시했다.
트럼프 대통령의 측근이자 상원 법사위원장인 린지 그레이엄 의원은 기자들에게 민주당이 탄핵안을 상원으로 보내지 않는 것을 “헌법적 강탈”이라고 비난했다.
상원에서는 이날 공화당의 미치 매코넬 원내대표와 민주당의 척 슈머 원내대표가 만났으나 상원에서의 탄핵 심리 관련한 증인과 서류 관련 문제 등에서 합의 없이 헤어졌다. 미 의회는 20일부터 1월7일까지 연말 휴회에 들어가기 때문에, 탄핵안의 상원 심리 일정은 당분간 안갯속에 빠지게 됐다.
한편, 트럼프 대통령 탄핵안이 하원을 통과한 직후 실시된 여론조사에서 트럼프 대통령 사임에 반대 의견이 오차범위 안에서 더 높다는 여론조사 결과가 나왔다. <로이터 통신>이 여론조사기관인 입소스와 함께 18일 하원 표결 직후부터 19일까지 1108명을 대상으로 온라인으로 실시한 조사에서, 트럼프 대통령을 물러나게 해야 한다는 대답은 42%였다. 반면, 17%는 트럼프 대통령이 의회에서 공식적으로 질책당해야 하지만 사임에는 반대한다고 했고, 29%는 탄핵소추가 기각되길 바란다고 답했다. 합쳐서 46%가 트럼프 대통령 사임에 반대하는 것이다. 또 응답자의 26%는 하원 탄핵안 가결로 트럼프 대통령을 더 지지하게 됐다고 답했고, 20%는 덜 지지하게 됐다고 답했다.
<로이터>는 “국민들은 트럼프 탄핵에 여전히 날카롭게 양분돼 있다”고 지적했다. 또 트럼프 대통령 사임 찬성 의견이 절반에 못 미치는 점을 들어 “상원 심판에서 트럼프를 내쫓고자 하는 민주당에는 도전”이라고 짚었다.
워싱턴/황준범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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