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월에 치러지는 중간선거는 ‘부시 2기’ 정권의 신임투표 성격을 띤다. 사진은 지난 2002년 중간선거에서 공화당 선거지원 활동을 벌이고 있는 조지 부시(가운데) 미국 대통령. <한겨레> 자료사진
[2006새해특집] 한반도 기상도 주변 3강 기류: 미국
미, 공화 독주 먹구름 끼나… 일, 아베 돌풍 계속 불까
미, 공화 독주 먹구름 끼나… 일, 아베 돌풍 계속 불까
2006년은 미국도 선거의 해다. 11월7일 중간선거가 치러진다. 상원 100석 중 33석, 하원 435석 전체와 12개 주의 지사가 이 선거에서 갈린다. 중간선거는 전통적으로 현직 대통령의 신임투표 성격을 띤다. 특히 재선 대통령의 경우엔 레임덕(권력누수)의 본격화가 중간선거와 밀접하게 연결돼 있다.
선거예측이야 언제나 흥미롭지만, 이번엔 더욱 관심을 끈다. 지금 공화당은 백악관을 비롯해 상·하 양원을 모두 장악하고 있다. 올해 중간선거는 ‘공화당 독주시대’의 장기화 여부를 가늠할 수 있는 척도로 불린다. 최근 조지 부시 정권은 크게 휘청이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도 공화당이 중간선거를 이긴다면, 공화당 독주는 훨씬 오래가리란 전망이 힘을 얻게 된다.
지난해 11월 부시 대통령이 재선에 성공했을 때만 해도, 올해 중간선거 역시 손쉽게 공화당이 승리하리란 분석이 지배적이었다. 2000년과 2004년 연이은 대선 패배는 민주당을 실의에 빠뜨렸다.
그러나 최근 들어선 민주당의 상승세가 눈에 띈다. 백악관의 정책 실패가 민주당에 반사이익을 안겨주고 있다. 지난달 실시된 각종 여론조사에서 민주당은 공화당을 상당한 격차로 앞서는 것으로 나타났다. 민주당에 푸른 신호등이 켜진 것일까?
아직은 불확실하다. 전선이 여러 갈래로 혼재돼 있는 탓이다. 공화당과 민주당의 대립 뿐 아니라, 백악관과 공화당의 갈등, 민주당내 노선투쟁이 복잡하게 얽혀 있다. 우선 부시 대통령의 지지율 회복이 공화당 승리의 견인차가 되리라는 데엔 이견이 없다. 백악관은 1월을 정국 반전의 시기로 삼는다는 전략을 짜놓고 있다. 1월 말로 예정된 새해 국정연설이 그 핵심이다. 이걸 계기로, 지난해 하반기의 수세에서 벗어나 다시 국정운영의 주도권을 장악하려고 한다.
그러나 이 과정에서 백악관과 공화당의 갈등이 불거질 수 있다. 부시가 자신의 업적에 집착해 이라크 문제에서 강경기조를 계속 유지하고 국내적으로 사회보장 개혁을 밀어부친다면, 이건 공화당에겐 중간선거의 대악재가 될 수 있다. 유난히 부패사건에 연루된 의원들이 많다는 점도 공화당엔 약점이다. 의회전문지 <더 힐>은 “올해 중간선거에선 신인들의 도전이 어느 때보다 거셀 것”이라고 전망했다.
민주당에도 내부 분열이 도사리고 있다. 많은 의원들이 이라크로 궁지에 몰린 부시를 좀더 몰아부치고 싶어한다. 이건 오히려 자충수가 될 수 있다는 내부비판이 나온다. 민주당 중도파 전략가인 알 프롬은 최근 민주당 지도부에 보낸 전략메모에서 “부시의 지지율 하락이 민주당엔 덫으로 작용할 수 있다”고 경고했다. 경제와 국가안보 문제에서 유권자들은 여전히 보수적이란 점을 잊어선 안된다는 것이다. 어느 선까지 부시를 공격할 것인가, 이것이 민주당엔 기회이자 고민이기도 하다. 워싱턴/박찬수 특파원 pcs@hani.co.kr
2006년 11월 중간선거 지지정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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