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밀해제 전투기 영상 3건 언급
외계 생명체 논쟁 다시 불지펴
외계 생명체 논쟁 다시 불지펴
“와, 대체 저게 뭐지? 저걸 봐!” ”세상에, 완전 바람을 가르고 가는데!”
2015년 1월21일, 미국 해군 전투기 F/A-18 슈퍼호닛이 미 동부 해안에서 타깃 추적시스템(ATFLIR)으로 촬영한 2분짜리 영상. 미국 민간과학연구소인 ‘투 더 스타스 아카데미’는 미 국방부에 정보공개 청구를 통해 기밀해제된 이 영상을 입수해 지난해 3월 공개했다. 영상 속에는, 정체를 알 수 없는 ‘물체’가 초속 1.8배 속도로 비행하는 슈퍼호닛을 휙 하니 앞지르는 모습과 이를 보고 놀란 목소리로 대화를 주고받는 조종사들의 목소리가 담겼다. 그 무렵, 2004년과 2015년에 찍힌 비슷한 영상이 두 건 더 공개됐다. 영상이 공개된 뒤, 외계에서 온 미확인비행물체(UFO)의 존재가 확인된 게 아니냐며 전세계가 들썩였다.
그로부터 1년6개월 지난 지금, 미 해군이 이 3건의 영상이 미확인비행물체를 찍은 것이라 공식 인정했다고 <시엔엔>(CNN) 등이 18일 보도했다. 조 그레이디셔 해군 대변인이 최근 정부 기밀해제 문건 공개 전문 누리집 ‘블랙볼트’와의 인터뷰에서 “미 해군이 이 3건의 영상에 포착된 물체를 ‘미확인 공중 현상’(UAP)으로 보고 있다”고 밝혔다는 것이다.
그는 논란을 불러일으킬세라, ‘유에프오’라는 용어 대신 군 통제훈련장 상공에 미승인·미확인 물체가 들어온 것이 감지됐을 때 사용하는 공식 용어인 ‘유에이피’를 사용하며, 최근 쉽게 구할 수 있는 ‘쿼드로콥터’(4개 모터로 움직이는 드론) 등의 증가에 따른 현상일 수도 있다고 과잉 해석을 경계했다.
하지만 이 발언은 외계생명체의 존재 가능성에 대한 논쟁에 다시 불을 지피고 있다. 유에프오의 존재를 부인해왔던 국방부가 2007년부터 2012년까지 2200만달러(246억원)를 들여 ‘고등 비행체 위협 식별 프로그램’이라는 이름으로 유에프오 연구를 했다는 폭로가 지난해 나온 데 이어, 지난 6월 미 상원 의원들이 국방부로부터 유에프오 관련 기밀 브리핑을 받았다는 사실이 보도된 것과도 맞물리면서 기대감을 자극하고 있는 것이다.
블랙볼트의 설립자 존 그린월드는 <워싱턴 포스트>와의 인터뷰에서 “(해군의 인정이) 곧 외계인의 존재를 의미하는 건 아니지만, 미 해군이 사상 처음으로 녹화 영상 속 물체의 존재를 인정하고 그게 무엇인지 모른다는 걸 인정했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며 “진실은 여전히 저 너머에 있고, 이를 알아내는 유일한 방법은 오로지 끊임없이 질문하는 것뿐”이라고 말했다. 이정애 기자 hongbyul@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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