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8일(현지시각)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대선 출정식이 열린 플로리다 올랜도의 암웨이센터에서 한 지지자가 ‘트럼프 2020’이라고 쓴 손팻말을 들고 트럼프 대통령이 오기를 기다리고 있다. 올랜도/AFP 연합뉴스
18일 저녁(현지시각)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2020년 대선 출정식이 열린 플로리다주 올랜도의 암웨이센터. 행사장 곳곳에 설치된 전광판에 ‘미국을 계속 위대하게’(Keep America Great)라는 문구가 떴다. 2016년 트럼프 대통령이 첫 대선 도전에 나섰을 때 내세운 슬로건 ‘미국을 다시 위대하게’(Make America Great Again)를 ‘재선’ 도전에 걸맞게 바꾼 것이다.
저녁 8시에 “미국을 진정으로 사랑하고, 우리 모두의 편이 돼 계속 일할 사람”이라는 퍼스트레이디 멜라니아의 소개로 단상에 오른 트럼프 대통령은 언론을 향한 공격으로 포문을 열었다. 트럼프 대통령이 미국 언론들의 카메라 세례를 받으며 “청중석에 자리가 서너 개라도 비면 가짜뉴스들은 행사장이 다 차지 않았다고 보도할 것”이라고 말하자, 지지자들은 “진실을 전하라”, “시엔엔(CNN) 후지다”고 외치며 언론을 향해 야유를 퍼부었다. 암웨이센터를 가득 채운 2만명 지지자들은 “2020 트럼프”, “4년 더”라고 쓴 빨간색 카드를 들고 트럼프 대통령의 연설 중간중간 뜨거운 환호를 보냈다.
트럼프 대통령이 2020년 대선 출마 출정식을 한 암웨이센터 인근에서 반트럼프 시위대가 ‘베이비 트럼프’ 풍선을 띄우고 집회를 하고 있다. 올랜도/AP 연합뉴스
암웨이센터 앞에는 전날부터 몰려든 열혈 지지자들의 텐트가 곳곳에 세워졌다. 이곳의 수용 인원은 약 2만명인데, 주최 쪽이 입장 티켓을 무제한 발급하면서 티켓이 있더라도 줄을 서지 않으면 행사장에 들어갈 수 없었기 때문이다. 출정식 40시간 전인 전날 오전 2시30분 파나마시티에서 왔다는 개리 백이라는 남성을 시작으로 지지자들이 몰려들어 장사진을 이뤘다고 현지 언론 <플로리다 투데이>가 전했다. “미국을 다시 위대하게”라고 쓴 티셔츠를 입은 열혈 지지자들은 섭씨 32도까지 올라간 더위와 천둥·번개를 동반한 장대비에도 아랑곳하지 않고 줄을 지켰다. 행사장 옆에는 입장하지 못한 이들을 위해 대형 화면이 설치됐다. 이곳에선 ‘더 거즐러’라는 이름의 밴드의 라이브 연주가 이뤄지고, 푸드 트럭들이 들어서 축제 분위기가 연출됐다.
반면 암웨이센터에서 800m쯤 떨어진 곳에선 거대한 ‘베이비 트럼프’ 풍선이 띄운 반트럼프 시위대가 “사랑으로 승리하자”는 슬로건을 내걸고 집회를 했다. 경찰은 친트럼프-반트럼프 충돌에 대비해 장벽을 쳤다.
이정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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