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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 국제일반

‘자찬’ 트럼프·‘결심’ 시진핑·‘책임’ 메르켈…주요국 정상들의 신년사

등록 2019-01-01 17:26수정 2019-01-01 20:50

트럼프, 트위터 동영상 신년사 “모든 것 이길 것”
시진핑 “100년래 큰 변화”, “자력갱생해야”
메르켈 “자기 이익 지키려면 다른 이들도 고려해야”
아베 “전후 외교 총결산”·“저출산·고령화 대처”
인기 하락 마크롱과 푸틴은 연대·단결 강조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31일 트위터에 남긴 동영상을 통해 “2019년은 매우 행복하고 훌륭한 한해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트럼프 대통령 트위터 갈무리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31일 트위터에 남긴 동영상을 통해 “2019년은 매우 행복하고 훌륭한 한해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트럼프 대통령 트위터 갈무리
미-중 갈등으로 인한 불확실성 확대, 70여년 유지돼온 미국 리더십의 쇠락과 자국 중심주의 확산, 경기 하강 위험 …. 2019년 새해가 밝았지만, 주요국 정상들이 내놓은 메시지엔 장밋빛 희망보다 눈앞에 드리운 음울한 그림자를 걷어내려는 절박함이 엿보인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만이 자화자찬에 바빴다.

트럼프 대통령은 31일 밤(현지시각) 트위터에 올린 동영상에서 “올해는 매우 행복하고 훌륭한 한 해가 될 것”이라고 운을 뗀 뒤, “우리 경제는 잘나가고, (지난해) 임금은 수십년 만에 가장 많이 올랐으며, 멕시코·캐나다·한국과 무역 협정을 맺었다. 우리는 끔찍한 이란과의 핵협정을 끝내고 북한과도 잘했다”며 자신의 성과를 과시했다. 이어 멕시코 국경에 장벽을 세워야 한다는 소신을 강조한 뒤 “당신들을 위해 열심히 일하고 싸우고 있다. 우리가 하는 모든 일에서 이길 것이다. 환상적인 한 해가 되길 바란다”며 말을 마쳤다.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은 31일 저녁 관영 <중앙텔레비전>(CCTV)을 통해 방송된 신년사에서 “우리는 현재 백년 동안 없었던 큰 변화 국면을 맞이했다”며 “국제 정세가 어떻게 바뀌건 중국의 국가 주권과 안보를 지킬 것이라는 자신감과 결심은 바뀌지 않으며, 중국이 세계 평화를 지키고 공동 발전을 촉진시킨다는 성의와 선의도 바뀌지 않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특히 ‘자력갱생’이란 말을 동원하며 미-중 갈등에서 중국이 꺾이지 않겠다는 결의를 드러냈다.

중국 <중앙텔레비전>(CCTV)이 31일 저녁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의 2019년 신년사를 내보내고 있다. 신화통신 갈무리
중국 <중앙텔레비전>(CCTV)이 31일 저녁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의 2019년 신년사를 내보내고 있다. 신화통신 갈무리
지난해 트럼프 대통령한테 “독일은 러시아의 포로”라는 막말을 들은 앙겔라 메르켈 독일 총리는 국제 협력의 수호자가 되겠다는 결의를 다졌다. 메르켈 총리는 새해 연설에서 독일 앞에 놓인 주요 과제로 △기후변화 △난민 문제 △테러와의 전쟁을 거론한 뒤 “우리는 자신의 이익을 지키기 위해 이런 문제에 맞서야 한다. 그러나 이를 달성하는 가장 좋은 방법은 다른 이의 이익을 고려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이것이 지난 세기 두 차례에 설친 세계대전의 교훈이지만, 이에 대한 신념이 더 이상 모두에 의해 공유되고 있지 못하다”며 “우리는 신념을 위해 더 크게 일어나야 하고, 논쟁하고 싸워야 한다”고 말했다. 트럼프 대통령의 미국 우선주의에 맞서 독일이 책임 있는 역할을 하겠다는 의지를 드러낸 것으로 해석된다.

아베 신조 일본 총리는 1일 내놓은 연두소감에서 올해 중점 과제로 △저출산·고령화 대처 △지방 균형 발전 △전후 일본 외교 총결산을 제시하며 “국민 여러분한테 받은 신임을 바탕으로 남은 임기 동안 온 몸과 마음을 다해 도전해갈 계획”이라고 말했다. ‘전후 외교 총결산’이란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과 교섭 중인 러-일 평화조약을 뜻하는 것으로 해석된다. 일본은 2차 세계대전 후인 1956년 러시아와 국교 정상화에는 성공했지만, 영토 분쟁이 이어지는 쿠릴열도 남단 4개섬(북방영토) 문제 탓에 평화조약은 체결하지 못하고 있다. 하지만 ‘필생의 과업’이라 강조해온 개헌에 대한 언급은 없었다.

지난해 11월 시작된 ‘노란조끼’ 시위로 큰 타격을 입은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은 16분짜리 신년사에서 “우리 스스로를 아래로 끌어내리기를 중단하고, 프랑스는 연대가 살아 있는 사회라는 것을 분명히 하자”고 촉구했다. 섣부른 연금 개혁으로 지지율을 많이 까먹은 푸틴 러시아 대통령도 “우리는 경제, 테크놀로지, 의료 등의 분야에서 절박한 과제에 직면해 있다. (국가 전체가) 하나의 팀이 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길윤형 기자, 베이징 도쿄/김외현 조기원 특파원 charisma@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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