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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 국제일반

“1000개의 작은 발걸음” 파리기후협약 불씨 살렸지만…

등록 2018-12-16 17:55수정 2018-12-16 21:21

기후변화당사국총회 2주 만에 폐막
‘탄소 배출·감축’ 동일한 기준 마련
보고 투명성 높여 국가간 신뢰 구축
기후취약층 보호 ‘공정한 전환’ 선언
“선진국-개도국 이견 탓 미봉” 지적도
15일 폴란드 카토비체에서 2주간의 일정을 마치고 폐막한 제24차 유엔 기후변화협약 당사국총회(COP24)의 마지막 전체회의에서 미하우 쿠르티카 의장이 합의 타결을 발표하며 껑충 뛰어오르자 참가국 대표들이 박수를 치고 있다. 카토비체/로이터 연합뉴스
15일 폴란드 카토비체에서 2주간의 일정을 마치고 폐막한 제24차 유엔 기후변화협약 당사국총회(COP24)의 마지막 전체회의에서 미하우 쿠르티카 의장이 합의 타결을 발표하며 껑충 뛰어오르자 참가국 대표들이 박수를 치고 있다. 카토비체/로이터 연합뉴스
“이토록 구체적이고 기술적인 합의점을 찾는 게 쉽진 않았다. 여러분은 1000개의 작은 발걸음을 함께 내디뎠다. 자부심을 가질 만하다.”

15일 폴란드 카토비체에서 열린 제24차 유엔 기후변화협약 당사국총회(COP24)가 보름의 일정을 마치고 폐막하는 전체회의에서 미하우 쿠르티카 의장은 이렇게 말했다.

지구 온난화에 대응하는 인류의 공동 노력인 파리기후변화협약의 구체적 이행 지침들을 담은 규정집이 진통 끝에 만들어졌다. 합의에는 각국이 온실가스 배출량과 감축안 이행 노력 등을 투명하게 보고하는 가이드라인과 재원 조달의 예측 가능성을 높이는 방안이 포함됐다고 <에이피>(AP) 통신이 전했다.

기후총회는 브리핑 자료에서 “재원 마련, 투명성, 적용 같은 복잡하고 기술적인 문서들을 도출했다”고 밝혔다. 파리협약의 핵심 설계자인 로렌스 투비아나는 <비비시>(BBC) 방송에 “이번 합의의 핵심은 좋은 ‘투명성 체계’를 갖게 된 점이다. 이는 국가 간 신뢰를 구축하고 무엇이 이뤄지고 있는지 측정할 수 있게 해준다”고 말했다.

15일 폴란드 카토비체에서 폐막한 제24차 유엔 기후변화협약 당사국총회(COP24)의 참가국 대표들이 마지막 전체회의를 열고 있다. 카토비체/COP24 누리집 갈무리
15일 폴란드 카토비체에서 폐막한 제24차 유엔 기후변화협약 당사국총회(COP24)의 참가국 대표들이 마지막 전체회의를 열고 있다. 카토비체/COP24 누리집 갈무리

이번에 이행 지침이 마련될 수 있느냐는 2020년 만료되는 교토의정서를 대체하는 파리협약이 살아남을 수 있느냐의 문제라서 주목을 받았다. 파리협약은 195개 당사국들이 각자 여건을 반영한 감축 목표를 정하고 실천해 기온 상승 폭을 산업혁명 이전을 기준으로 2도 아래로 낮추자는 약속이다. 세계기상기구는 기온이 이번 세기 말까지 추가로 3~4도 상승할 것이라고 경고하면서 위기감을 키우기도 했다.

그러나 이번 총회는 미국이 파리협약을 탈퇴한 데다, 감축량 산정 방식 등을 둘러싸고 이해관계가 맞서 난항을 겪었다. 개발도상국과 빈국들은 막 경제 개발 단계에 들어선 국가들에 대한 유연한 기준을 요구하는 한편, 기후변화에 책임이 큰 선진국들이 2020년까지 연간 1000억달러 규모의 재원을 마련하기로 한 약속을 어떻게 이행할지 상세한 계획을 요구했다. 산유국들도 급격한 변화에 난색을 표했다. 195개 당사국에서 2만여명이 참여한 기후총회는 애초 14일 폐막이 예정됐었으나 이런 이견 탓에 하루 연장됐다.

이번 합의가 미봉에 그쳐, 자발적 협조에 기대해야 하는 기후변화 대처 노력이 그다지 힘을 받지 못하리라는 비관적 전망도 나온다. 총회 개최국 폴란드는 저탄소 사회 전환 과정에서 발생할 수 있는 실직 인구 등 취약 계층을 포용해야 한다는 ‘공정한 전환’이란 개념을 정상선언에 반영시켰다. 브라질은 자국 영토의 거대한 아마존 밀림을 근거로 감축 부담 경감을 요구했으나, 이중 기준을 불허한 파리협약에 어긋난다는 이유로 반대에 부닥치면서 결국 내년 총회에서 재논의하기로 했다.

조일준 기자 iljun@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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