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22일 플로리다주 팜비치의 마러라고 리조트에서 추수감사절 만찬에 참석 중 카메라를 향해 엄지손가락을 추켜세우고 있다. 팜비치/AP 연합뉴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11월30~12월1일 주요 20개국(G20) 정상회의 기간에 열릴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과의 미-중 정상회담에 대해 “평생을 준비해왔다”며 자신감을 보였다. 7월에 미국이 340억달러 규모의 중국산 수입품에 25% 관세를 부과하면서 시작된 무역전쟁이 휴전의 전기를 마련할지 주목된다.
트럼프 대통령은 추수감사절인 22일(현지시각) 플로리다주 팜비치에 있는 자기 소유의 마러라고 리조트에서 기자들이 “시 주석과의 정상회담 준비는 어떻게 돼가느냐”고 묻자 “매우 잘 준비돼 있다. 나는 평생 그것을 준비해왔다”고 말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나는 모든 세부 사항을 안다. 모든 통계를 누구보다 잘 안다. 그리고 내 직감은 항상 맞았다”고 말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중국은 관세 때문에 합의를 이루기를 몹시 바라고 있다”고 강조했다. 그는 내년 1월1일부터 2000억달러 규모의 중국산 제품 관세를 현행 10%에서 25%로 인상하기로 한 것을 언급하며 “중국이 한 달에 수십억달러를 내는 것은 과거에는 전혀 일어나지 않았던 일”이라고 말했다. 또 “그래서 중국은 합의를 만들기를 원하고, 우리는 그 점이 매우 기쁘다”고 말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시 주석에 대해 “우리는 아주 좋은 관계를 갖고 있다. 나는 그를 많이 좋아하고 그도 나를 좋아한다고 생각한다”고 했다. 그러면서도 “아마도 우리가 지금 하는 것(무역전쟁)을 하기 전보다는 그가 나를 덜 좋아할 것”이라고 했다.
앞서 홍콩 <사우스차이나 모닝 포스트>는 이번 정상회담에서 대중국 강경파인 피터 나바로 백악관 무역제조업 정책국장이 배제됐다며, 회담에 청신호가 켜졌다고 보도했다.
중국 외교부는 23일 시 주석이 27일부터 12월5일까지 스페인, 포르투갈, 아르헨티나, 파나마를 순방한다며, 아르헨티나 주요 20개국 정상회의 참석을 공식화했다. 중국 외교부는 미-중 정상회담 일정은 따로 설명하지 않았다.
미-중 정상회담 개최 여부는 끝까지 지켜봐야 한다는 시각도 있다. 사전 협의에서 미국이 요구하는 양보가 끝내 받아들여지지 않을 수 있다는 것이다. 미국 싱크탱크 전략국제문제연구소(CSIS)의 매슈 굿맨 분석가는 <미국의 소리>(VOA) 방송에 “두 정상이 휴전에 합의할 가능성이 절반 정도이지만, 마지막에 (회담이) 취소될 가능성도 있다”고 말했다.
신경전도 이어지고 있다. 미국 무역대표부(USTR)는 중국의 미국 기업 기술 절취를 위한 해킹이 올 들어 “더욱 증가하고 정교해졌다”는 내용의 보고서를 22일 발표했다. <월스트리트 저널>은 미국 정부가 최근 독일, 이탈리아, 일본 등 우방국 정부와 통신업체들에 중국 화웨이의 5세대(5G) 이동통신 장비 사용 중단을 요청했다고 보도했다. 이 신문은 요청 대상은 미군기지가 있는 국가들이며, 중국에 의한 해킹 우려 때문이라고 전했다.
워싱턴 베이징/황준범 김외현 특파원
jaybee@hani.co.kr
[화보 지구촌 뉴스현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