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과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중국 랴오닝성 다롄에서 만나 해변가를 걷고 있다. 다롄/신화 연합뉴스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방문한 중국 랴오닝성 다롄은 김일성 주석과 김정일 국방위원장도 일찍이 방문한 역사성을 갖추고 있는 만큼, 북-중 정상회담 장소로 선택하기에 적소였다는 평가가 나온다.
정상회담 소식을 다룬 8일 <조선중앙통신> 보도를 보면, 김정은 위원장은 “여기 대련(다롄)은 위대한 수령님(김일성 주석)과 위대한 장군님(김정일 위원장)께서 조-중 친선의 연대기에 영원히 아로새겨질 역사의 발자취를 남기신 뜻깊은 고장”이라고 말했다. 김일성 주석은 1958년 다롄에서 장기 체류한 것으로 알려졌고, 1983년엔 후야오방 총서기와 회담했다. 김정일 위원장은 2010년 집권 뒤 5차 방중 때 첫 방문지로 다롄을 찾아 자동차 회사와 쉐룽산업그룹, 랴오닝어업그룹 등 산업시설을 참관했다.
비교적 낙후된 공업지역인 중국 동북지방에서 개방을 통해 발전을 거듭하는 다롄의 경제적 상징성도 의미가 크다. 김정일 위원장은 다롄을 북한과 동북3성 간 경제 협력과 관련한 대표적 사례로 강조한 바 있다. 그는 2010년 방문 당시 “세기적인 낙후성을 털어버리고 활력에 넘쳐 첨단의 높이에서 조화롭게 전진하는 대련시의 전변(변화)을 보고 깊은 감명을 받았다”고 말했다. 중공업 위주의 산업이 발달했던 중국 동북 지방에 선진 기술을 들여와 신흥 산업기지를 만든다는 중국의 ‘동북 노공업 기지 진흥’ 전략을 배우겠다는 뜻이었다. 이번에도 김정은 위원장의 수행원들은 다보스포럼 회의장 등이 위치한 둥강 지역과 지역 국유기업 화루그룹을 참관했다.
시진핑 주석의 다롄 방문에 맞춰 김 위원장이 거리상 부담이 덜한 이곳을 방문하기로 일정을 맞췄을 가능성도 크다. 중국이 자체 기술로 개발한 첫 항모 001A는 지난해 4월 진수한 뒤 1년여 만에 첫 시험운항을 앞두고 있다. 랴오닝성 해사국은 4~11일 발해만 및 황해 일대를 통제한다고 발표했고, 5일엔 항모 001A에서 헬리콥터 이착륙 훈련이 이뤄진 바 있다.
베이징/김외현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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