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6일 새벽 말레이시아 쿠알라룸푸르 국제공항 제2청사의 의무실 앞에서 방독면을 쓴 요원이 제독 작업을 펼치고 있다. 세팡/EPA 연합뉴스
김정남(46) 피살 사건을 수사 중인 말레이시아 경찰은 북한으로 도주한 용의자 4명이 머물렀던 쿠알라룸푸르 콘도에서 화학물질 샘플을 채취해 조사하고 있다. 경찰은 또 김정남을 살해하는 데 쓰인 신경성 독성물질 VX(브이엑스)의 출처를 수사 중이다.
압둘 사마 맛 말레이시아 셀랑고르 경찰서장은 26일 경찰 감식팀이 쿠알라룸푸르 시내의 잘란 클랑 라마의 고급 콘도에서 지난 23일 화학물질 샘플을 모아 과학기술혁신부 화학국으로 보냈으며, 현재 결과를 기다리고 있다고 말했다고 <뉴 스트레이츠 타임스> 등이 전했다. 이 콘도는 북한으로 도주한 용의자 4명이 머물렀던 곳이고, 경찰에 체포된 리정철(47)의 아파트와도 멀지 않다. 앞서 압둘 사마 맛 경찰서장은 25일 기자회견을 열어 “VX가 해외에서 밀반입됐는지, 국내에서 제조됐는지 조사 중”이라고 밝혔다.
말레이시아 보건당국은 김정남의 부검 결과, 그의 사망 원인은 VX 중독이라고 밝혔다. 수브라마니암 사타시밤 말레이시아 보건장관은 26일 “사망 원인은 약물 중독에 따른 심각한 마비이며, VX 중독 이후 20분 안에 아주 고통스럽게 사망했을 것”이라며 “VX의 경우 치사량이 10㎎ 정도인데, 그에게 사용된 양은 그보다 훨씬 많을 것으로 추정된다”고 말했다. 경찰은 김정남을 공격한 인도네시아 출신의 시티 아이샤(25)가 김정남을 공격한 뒤 택시에서 구토를 했다고 밝혔다.
경찰은 아이샤 등 두 여성 용의자도 독극물이 쓰인다는 것을 미리 알았을 것이라고 밝혔지만, 이들은 여전히 ‘장난 동영상’을 찍는 것으로 알았다고 주장하고 있다. 아이샤를 면담한 인도네시아대사관 쪽은 “아이샤가 장난 영상을 찍는 데 400링깃(10만원)을 받았으며, 자신한테 건네진 액체가 ‘베이비오일’ 같은 인상을 줬다는 말을 했다”고 전했다. 아이샤는 또 자신과 거래한 사람이 한국인 또는 일본인으로 보이는 ‘제임스’와 ‘찬’ 2명이라고 진술한 것으로 전해진다. 현지 경찰은 제임스를 아직 체포하지 못한 북한 국적 용의자 리지우(30)로 보고 있다.
황상철 기자
rosebud@hani.co.kr
![[사설] 노동자 안전 뒷전 중대재해법 후퇴가 민생 대책인가](http://flexible.img.hani.co.kr/flexible/normal/300/180/imgdb/child/2024/0116/53_17053980971276_20240116503438.jpg "[사설] 노동자 안전 뒷전 중대재해법 후퇴가 민생 대책인가")
![[올해의 책] 숙제를 풀 실마리를 찾아, 다시 책으로 ①국내서](http://flexible.img.hani.co.kr/flexible/normal/800/320/imgdb/original/2023/1228/20231228503768.jpg "[올해의 책] 숙제를 풀 실마리를 찾아, 다시 책으로 ①국내서")
![[올해의 책] 숙제를 풀 실마리를 찾아, 다시 책으로 ②번역서](http://flexible.img.hani.co.kr/flexible/normal/500/300/imgdb/original/2023/1228/20231228503807.jpg "[올해의 책] 숙제를 풀 실마리를 찾아, 다시 책으로 ②번역서")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