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언론, 김정남 동선 찍은 CCTV 영상 공개
의식 있는 채로 공항 내 의료센터까지 걸어가
13일 말레이시아 쿠알라룸푸르 공항에서 찍힌 김정남의 뒷모습. 유투브 영상 갈무리
김정은 북한 노동당 위원장의 이복형인 김정남(46)이 지난 13일 쿠알라룸푸르 국제공항 제2청사에서 독극물 공격을 받는 장면이 담긴 영상이 공개됐다.
20일 말레이시아 현지 매체인 <더 선 데일리>등 외신을 보면, 전날 일본 도쿄방송(TBS)등은 사건 당시 김정은의 동선을 보여주는 여러 각도의 폐쇄회로텔레비전(CCTV) 녹화 영상을 공개했다. 영상에는 김정남의 공항 출국장 진입 장면, 외국인 여성들이 김정남을 공격하는 장면, 이후 공항 내 병원으로 이동하는 장면이 담겨 있다.
영상을 보면, 김정남으로 추정되는 이 남성은 밝은색 재킷 차림에 검정색 배낭을 어깨에 메고 출국장에 들어선다. 이후 김정남은 공항의 키오스크(무인발급기)쪽으로 이동했고, 이후 베트남 국적의 도안티흐엉(29)과 인도네시아 국적의 시티 아이샤(25)등 용의자로 추정되는 여성 2명이 김정남을 공격한다. 흰색 티셔츠를 입은 흐엉은 김정남의 뒤에서 두 팔로 김정남의 얼굴을 감싸는 모습이 보인다. 채 5초도 지나지 않아 두 여성은 각기 반대편 방향으로 흩어졌고, 김정남으로 추정되는 남성은 공항의 안내데스크에 서 있던 사람들에게 걸어가 눈을 비비는 듯한 시늉을 하며 무언가를 설명한다.
사람들은 김정남을 공항에 있던 경찰관으로 데려갔고, 김정남의 설명을 들은 경찰관은 김정남을 공항 내에 있는 의료 시설로 자리를 옮기면서 영상은 끝을 맺는다.
말레이시아 현지 경찰은 공격을 받은 김정남이 공항 내 치료소를 거쳐, 푸트라자야 병원으로 이송되는 도중 숨을 거뒀다고 전했다. 경찰은 19일 기자회견을 열어 사건에 연루된 용의자 11명중 5명이 북한 국적의 남성이라고 밝혔지만, 이중 4명은 범행 직후 아랍에미리트 두바이, 러시아 블라디보스토크를 경유해 평양으로 도주한 것으로 알려졌다.
황금비 기자 withbee@hani.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