줄리안 어산지가 지난해 2월 영국 런던 주재 에콰도르 대사관 발코니에 나와 얘기하고 있다. 런던/AP 연합뉴스
폭로 전문 사이트 위키리크스의 설립자인 줄리안 어산지(45)가 19일(현지시각) 위키리크스에 기밀자료를 건네 형을 살고 있는 첼시 매닝 전 미군 일병이 5월에 석방되고 자신의 권리가 보장되면 미국으로 가 조사를 받겠다고 밝혔다.
영국 런던의 에콰도르 대사관에 피신해 있는 어산지는 이날 온라인 기자회견에서 “매닝이 감형되면 미국에 갈 것이라는 말을 포함해 내가 한 모든 말을 지켜왔다”며 “내 권리를 보장받을 수 있다면 기꺼이 미국에 갈 것”이라고 말했다고 <가디언> 등이 보도했다.
앞서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은 70만건에 이르는 군사·외교 관련 비밀자료를 지난 2010년 위키리크스에 건넨 혐의로 징역 35년형을 선고받고 복역중인 매닝 전 일병을 7년형으로 감형했다. 이에 따라 매닝 전 일병은 오는 5월 석방된다.
어산지는 스웨덴에서 성폭행 혐의로 체포영장이 발부되자 2012년 6월부터 런던 주재 에콰도르 대사관에 머물고 있다. 어산지는 스웨덴으로 송환되면, 스웨덴이 그를 매닝의 기밀 유출 사건과 관련해 미국으로 넘길 것으로 우려해 왔다. 미국은 어산지를 기소하지 않았고 송환 요청도 하지 않은 상태다.
하지만 미 연방수사국(FBI)은 매닝 전 일병의 기밀 유출 사건을 계속 수사하고 있으며, 어산지에 대한 기소 또는 송환 요청은 이제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의 몫이 됐다고 <뉴욕 타임스>는 전했다.
황상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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