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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 국제일반

“할머니가 들려주는 옛얘기처럼 과거사 매듭 풀고 싶었다”

등록 2017-01-02 14:23수정 2017-01-02 21:36

‘마지막 자장가’ 프로듀서 호녓타오 인터뷰
“외교적으로 예민한 주제…수위 조절에 신경
과거사 주제 한국과 공동 다큐 제작했으면”
다큐멘터리 <마지막 자장가>를 만튼 베트남 국영방송 꽝응아이성 <브이티브이>(VTV) 프로듀서인 호녓타오(왼쪽 둘째)가 다큐 제작진과 함께 서 있다.
다큐멘터리 <마지막 자장가>를 만튼 베트남 국영방송 꽝응아이성 <브이티브이>(VTV) 프로듀서인 호녓타오(왼쪽 둘째)가 다큐 제작진과 함께 서 있다.

다큐멘터리 <마지막 자장가>를 만든 베트남 국영방송 꽝응아이성 <브이티브이>(VTV) 프로듀서인 호녓타오(39)는 2일 “위령제를 찾아준 한국 친구들에게 감사드린다”며 “한국과 베트남이 과거사 문제를 갖고 공동으로 다큐멘터리를 제작하는 날이 온다면 그것도 화해에 이르는 한 방법이 아니겠나”라고 말했다.

-이 다큐를 제작하게 된 계기는?

“2016년 베트남 곳곳에서 한국군 민간인 학살 50주기 위령제가 이어졌다. 빈안, 지엔니엔, 빈호아 학살 등 많은 사건들이 반세기가 되도록 제대로 조명받지 못했다. 나는 전쟁을 주제로 한 다큐 작업을 많이 해왔다. 위령제에 한국인 참배단이 온다는 소식을 듣고 동행취재했다.”

-개인적으로 한국군 학살에 대해 알고 있었나?

“내 고향 꽝응아이성에는 한국군이 거쳐간 마을마다 위령비가 서 있다. 한 집 건너 한 집이 한국군 피해자인 마을도 많다. 나는 전후세대지만 한국군 학살에 대해선 어릴 때부터 귀에 딱지가 앉을 정도로 들어 익히 알고 있었다.”

-제작에 어려움은 없었나?

“한국은 현재 베트남의 외국인투자 제1위 국가다. 과거사 문제는 외교적으로 예민한 주제다. 수위 조절에 신경쓰지 않을 수 없었다.”

-작품 제목을 <마지막 자장가>로 지은 이유는?

“‘베트남 피에타’ 동상의 베트남어 이름이 ‘마지막 자장가’다. 갓 태어나 아직 이름도 얻지 못한 채 생을 마감해야 했던 무명 아가와 숨이 다하는 순간에도 온몸을 옹그려 아기를 감싸던 어머니…. ‘베트남 피에타’는 한국군에 의해 스러져간 ‘무수한 그들’이 더는 고통 없는 세상에서 깊고 평온한 잠을 잘 수 있도록, 한국 친구들이 불러주는 ‘마지막 자장가’라는 의미로 이해했다. 앞을 보지 못하는 도안응이아(50)가 두 손으로 조각상을 더듬던 순간과 그 모습을 바라보던 한국 친구들의 젖은 얼굴이 지금도 가슴속에 정지화면으로 남아 있다. 나는 이 작품이 베트남 사람들의 마음을 달래고 한국 사람들의 마음을 움직일 거라 생각한다.”

-며칠 전 <마지막 자장가>가 브이티브이 9채널을 통해 전국에 방영됐다. 반응이 궁금하다.

“충격을 던질 줄 알았는데 ‘감동이다’, ‘눈물 흘렸다’ 등의 반응이 더 많았다. 시청자들의 호응이 뜨거워 곧(9일) 재방영 된다. 중앙방송뿐 아니라 지역방송에서도 방영을 이어갈 것으로 보인다.”

-이 다큐를 통해 전하고 싶은 메시지는?

“할머니가 들려주는 옛날이야기를 따라가듯 잔잔히 과거의 매듭을 풀어나가고 싶었다. 베트남인의 한 사람으로 위령제를 찾아준 한국 친구들에게 감사의 말을 전하고 싶다. 당신들 한 사람 한 사람의 존재가 우리 베트남 사람들에게 큰 위로가 되었다.”

-후속 작품을 만들 의향은?

“새 구상이 떠오르면 후속 작품에 착수할 생각이다. 똑같은 전쟁을 치르고 서로 다른 기억을 갖는 한국과 베트남이 과거사 문제를 갖고 공동으로 다큐를 제작하는 날이 온다면 그것도 화해에 이르는 한 방법이 아니겠나, 그런 생각이 들었다.”

호찌민/구수정 한베평화재단 이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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