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세먼지 농도가 ‘나쁨’ 단계까지 오른 26일 오전 서울 종로구 시내가 뿌옇게 보이고 있다. 연합뉴스
OECD ‘대기오염’ 보고서 발표
2010년 359명→1109명…3배 늘듯
환경부 “대책 마련하면 피해 줄어”
2010년 359명→1109명…3배 늘듯
환경부 “대책 마련하면 피해 줄어”
한국의 대기 오염이 지금 추세를 그대로 이어간다면, 2060년에는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국가들 가운데 조기사망률과 경제피해 규모가 가장 클 것으로 예상됐다.
오이시디가 9일(현지시각) 발표한 ‘대기오염의 경제적 결과’ 보고서를 보면, 대기오염으로 인한 전 세계의 조기사망자는 2010년 300만명 수준이었으나 2060년에는 600만~900만명으로 급증할 것으로 예상됐다. 오이시디 비회원국 중에서는 중국과 인도의 조기사망자 증가세가 가장 높고, 오이시디 회원국 중에서는 한국과 일본의 증가세가 가장 두드러질 것으로 내다봤다.
인구 100만명당 조기 사망자 수로 나타낸 조기 사망률은 2010년 기준 한국이 359명으로 일본(468명)이나 유럽연합(EU) 주요국인 영국·프랑스·독일·이탈리아(412명)보다 낮았다. 그러나 2060년에는 한국의 조기 사망률은 1109명으로 지금보다 3배 넘게 급증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오이시디 회원국 가운데 2060년 대기오염에 의한 조기사망률이 1000명이 넘을 것으로 예측된 나라는 한국이 유일했다.
대기오염은 또 의료비 증가와 노동생산성 감소, 농작물 수확 감소 등 경제적 타격으로 세계 역내총생산(GDP)의 1% 가량인 2조6000억달러(약 3015조원)의 경제손실을 가져올 것이란 분석도 나왔다. 한국을 비롯해 중국, 러시아, 인도, 동유럽에서 대기오염에 따른 경제손실이 가장 클 것으로 예상됐다. 사이먼 업튼 오이시디 환경국장은 “대기오염에 따른 수명 단축 사망자 수는 이미 심각한 수준이며, 향후 몇십년새 잠재적 증가율은 오싹할 지경”이라며 “보고서는 당장 행동을 취하지 않으면 막대한 경제적 비용도 감수해야 할 것임을 보여준다”고 말했다.
한편, 환경부는 오이시디 보고서에 대해 기존 환경 정책이 2060년까지 계속 이어진다는 가정 아래 추정한 수치임을 감안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보고서를 최종 승인한 지난달 프랑스 파리 오이시디 환경정책위원회 회의에 참가했던 주대영 환경부 국제협력관은 “보고서는 2010년을 기준년도로 삼아 기존 (대기오염 저감) 정책의 강도와 규제 수준이 (더 강화되지 않고) 그대로 이어진다는 전제 아래 작성했기에 한국의 피해가 가장 큰 것으로 나타난 것 같다”며 “최근 미세먼지 종합대책 등이 효과적으로 집행된다면 실제 피해는 훨씬 줄어들 것”이라고 말했다.
조일준 기자, 김정수 선임기자 iljun@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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