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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 국제일반

북, BBC 기자 왜 추방했을까

등록 2016-05-09 19:49수정 2016-05-09 22:29

“김정은 최고사령관 칭호 얻을 일 했나 의문” 보도 문제된듯

북측 “법질서 위반·문화풍습 비난”
BBC 보도기사 살펴보니
“뚱뚱하고 예측할 수 없는 김정은”
“어린이병원 의사들 진짜로 안보여”
북한은 9일 북한 현실을 왜곡 날조한 보도를 했다는 이유로 영국 <비비시>(BBC) 방송 기자를 추방했다면서도 구체적으로 어떤 내용이 문제가 됐는지는 밝히지 않았다. 다만, 지난달 29일 방북한 루퍼트 윙필드헤이스 기자가 평양에서 전한 소식 가운데 일부 내용이 김정은 노동당 제1비서를 부정적으로 묘사해 북한의 심기를 불편하게 했을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오룡일 조선평화옹호전국민족위원회 위원장은 이날 평양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루퍼트 윙필드헤이스 <비비시> 기자가 “우리 공화국의 법질서를 위반하고 문화풍습을 비난하는 등 언론인으로서의 직분에 맞지 않게 우리나라 현실을 왜곡 날조하여 모략으로 일관된 보도를 했다”고 말했다고 외신들은 전했다. 평양 현지의 다른 <비비시> 기자는 “윙필드헤이스의 보도 내용에 대한 의견 불일치와 우려가 있었다”며 노벨상 수상자들과 함께 방문한 평양의 어린이병원이 진짜 모습인지 의문을 제기한 것도 포함됐다고 전했다.

그는 지난 2일 평양 현지 보도에서 그를 밀착 감시하는 경호원이 김 제1비서를 “위대한 최고 사령관”이라고 말했다며 “그가 최고 사령관이라는 칭호를 얻을 만한, 정확히 어떤 일을 했는지 말하기 힘들다”고 했다. 그는 이어 “관영 텔레비전을 보면 젊은 통치자는 큰 의자에 앉아 산중턱에서 실시되는 포사격을 지켜보면서 많은 시간을 보내는 것 같다”고 덧붙였다. 그는 또 평양의 어린이병원을 방문한 뒤 그 내용을 전하면서 “병원은 실질적으로 텅 비어 있었다. 어느 방에선 어린이들이 성인용 운동기구를 가지고 운동하고 있었다. 아이들도 어리둥절했고 우리도 그랬다”고 했다. 그러면서 리히텐슈타인의 알프레드 왕자가 통역자에게 “이 사람들이 진짜 의사로 보이지 않는다. (평양에 함께 간) 노벨상 수상자들이 얘기를 나눌 수 있는 진짜 의사들을 만나고 싶다”고 했다고 보도했다. 그는 어디를 가도 “진짜” 사람은 보이지 않는다고 전했다.

앞서 윙필드헤이스 기자는 지난달 30일 “지도자 김정일이 숨지고 난 뒤 그의 뚱뚱하고 예측할 수 없는 아들 김정은이 그의 자리를 이어받았다”고 보도한 바 있다.

미국 <시엔엔>(CNN) 방송은 9일 평양에서 열린 기자회견에서 또다른 <비비시> 기자가 ‘북한 당국이 동의할 수 없는 내용을 보도한 기자를 구금하고 처벌하는 것을 전세계가 어떻게 볼 것이냐’고 묻자, 북한 관리는 아무런 대답도 하지 않고 걸어 나갔다고 전했다.

윙필드헤이스 기자는 북한 당대회와는 관계없이 지난달 29일 국제평화재단(IPF)의 자문이사회 위원장인 리히텐슈타인 공국의 왕자와 노벨상 수상자 3명이 학술 교류를 위해 방북했을 때 동행했다.

일본 언론들은 북한이 당대회에 외신들을 불러 놓고 본행사 취재는 제한한 채 김정은 제1비서의 공적을 선전하는 시설로 기자들을 ‘순회시키고 있다’고 불만 섞인 어조로 보도했다. <니혼게이자이신문>은 8일 평양발 기사에서 “북한이 (외신들을 대상으로) 당대회에 대한 취재는 이틀째 거부하면서 병원, 과학기술 시설 등을 골라가며 공개하고 있다. 국제사회의 경제제재 아래서도 ‘자주’와 시민 결속을 과시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실제로 북한이 외신들에게 공개한 시설들을 보면, 북한이 외부에 전하고 싶어하는 이미지가 무엇인지 추정할 수 있다. 북한은 5일엔 평양의 고층건물들이 밀집한 미래과학자거리, 6일 평양 326전선공장, 7일 평양산원(산부인과), 과학기술전당 등을 외국 기자들에게 공개했다. 특히 과학기술전당에는 북한이 2012년 12월 쏘아올린 은하 3호의 거대한 모형이 전시돼 있었다고 신문은 전했다. <니혼게이자이신문>은 이어 (이 시설이) “핵 개발을 진행하고 있는 북한에서 김 제1비서가 힘을 쏟아붓고 있는 과학기술 발전의 상징이 되고 있다”고 지적했다.

황상철 기자, 도쿄/길윤형 특파원 rosebud@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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