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플 로고가 새겨져 있는 건물 외벽
2분기 실적 발표…순이익도 23% 줄어
아이폰 중국 수요 둔화 등에 타격
3분기도 마이너스 성장 이어질듯
아이폰 중국 수요 둔화 등에 타격
3분기도 마이너스 성장 이어질듯
13년 연속 성장 신화를 써온 미국 애플의 분기 매출이 2003년 이후 처음으로 감소했다. 아이폰 교체 수요 둔화와 달러 강세 등에 따른 중국 시장 매출 급감으로 타격을 입은 것으로 분석된다.
애플은 26일(현지시각) 2016회계연도 2분기(2015년 12월27일~2016년 3월26일) 매출이 전년 동기 대비 12.8% 감소한 505억6000만달러(약 58조1187억원)로 집계됐다고 밝혔다. 순이익도 22.8% 줄어든 105억달러에 그쳤다.
전문가들은 매출의 3분의 2를 차지하는 아이폰의 첫 매출 감소를 주요인으로 분석했다. 아이폰은 2007년 출시 이후 8년 연속 애플의 고성장 시대를 견인했으나, 이번에는 지난해 2분기(6117만대)보다 1000만대가량 감소한 5119만대 판매에 그쳤다. 9분기 연속 감소해온 아이패드 판매도 이번에 19% 줄어든 1025만대에 그쳤다. 애플워치 판매액은 60억달러에 이르렀으나 전체 매출에서 비중이 미미하다. <블룸버그>는 “미국과 서유럽에 이어 중화권 스마트폰 시장이 포화 상태에 접어들어 성장이 둔화됐다”고 분석했다.
애플은 그동안 폭발적 성장세를 보인 중국·홍콩·대만 등 중화권에서 특히 주춤했다. 이 지역 매출이 26% 감소한 124억9000만달러에 그쳤다. 전년 동기에는 중화권 매출 증가율이 무려 71%였으나 올해는 시장 포화에 달러 강세 영향을 받았다. 매출 역신장의 58%가 중화권 판매 감소 탓이다.
애플은 3분기에도 매출이 줄 것으로 전망했다. 3분기 매출로 410억~430억달러를 예상했는데, 전년 동기(496억달러)보다 크게 적다. 이날 나스닥시장 시간외거래에서 애플 주식은 종가보다 8% 떨어진 약 96달러에 거래됐다.
<월스트리트 저널>은 “애플이 새로운 성장 시대를 열려면 전기차와 증강현실 등 새롭지만 불확실한 시장에 부딪쳐야 한다”고 지적했다. 팀 쿡 애플 최고경영자는 이 신문 인터뷰에서 “넘어야 할 장애물이 높지만 그렇다고 미래가 변하지는 않는다. (애플의) 미래는 매우 밝다”고 주장했다.
‘포스트 잡스’ 시대에 애플의 고전이 경쟁 상대인 삼성전자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도 관심거리다. 상대적으로 국내 업체가 유리해졌다는 말도 나오지만, 한 휴대폰 업계 관계자는 “애플이 지난해에도 중국 시장에서 좀 고전했다. 아직 신제품이 나오지 않아 그런 측면이 있다”며 섣부른 전망을 경계했다. 애플의 차기작 아이폰7은 하반기에 출시될 것으로 전망된다. 삼성전자는 지난달 갤럭시 S7을 출시하고 시장 주도권을 강화해나가고 있다. 중국 업체들의 추격이 이어지는 가운데 전체 스마트폰 시장의 성장이 한계에 부닥쳤다는 진단도 나온다.
전정윤 이충신 기자 ggum@hani.co.kr
애플의 전년 동기 대비 매출 증가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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