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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 국제일반

유동인구 많은 쇼핑몰·경찰서 공격…IS “외국인 노렸다”

등록 2016-01-14 20:02수정 2016-01-14 21:47

인도네시아 동시다발 테러

폭탄·총기무장 괴한들 자살폭탄 ‘쾅’
경찰과 총격전 ‘도심 게릴라전’ 양상
유엔사무소 입주 건물앞서도 폭발
혼란 극대화 노린 계획된 범행 추정
테러세력 IS 배후조종 가능성 제기
14일 인도네시아 수도 자카르타 도심에서 발생한 동시다발 테러는 이슬람 극단주의 세력의 테러가 중동과 유럽만의 문제가 아니라는 것을 다시 한번 확인시켜준다. 자카르타 테러는 폭탄과 총기로 무장한 괴한들이 번화가를 무차별 공격하고 경찰 등과 총격전을 벌이는 ‘도심 게릴라전’ 양상을 보였다. 이슬람국가(IS)는 “외국인을 노려 공격했다”고 주장했다.

자카르타 도심 ‘자폭테러’ 발생
자카르타 도심 ‘자폭테러’ 발생
이날 오전 10시30분께 자카르타의 도심 번화가에서 시작된 테러는 인근 경찰서와 유엔 빌딩 앞을 비롯해 적어도 6곳에서 동시다발로 일어났다. 테러범들은 스타벅스 카페에서 잇따라 자살폭탄을 터뜨리고 총기를 난사했으며, 유동인구가 많은 쇼핑몰과 경찰서 등을 테러 대상으로 삼았다. 충격과 혼란의 극대화를 노리고 사전에 치밀하게 계획된 범행임을 짐작하게 한다.

유엔 마약·범죄 아태지역 사무소가 입주한 건물 앞에서도 폭발이 있었다. 테러 순간을 목격한 제러미 더글러스 유엔 자카르타 사무소 대표는 트위터에 “건물 밖 거리에서 엄청난 폭발과 격렬한 총격전이 벌어졌다”는 글을 띄웠다. 이어 “사무소와 호텔에서 100m밖에 안 되는 거리에서 명백한 자살폭탄, 지금은 총격전”, “정적, 그러나 불편한 정적”이라는 내용의 트위터 글을 잇따라 올렸다.

인도네시아는 세계 최대의 무슬림 인구가 사는 이슬람 국가이지만 온건한 세속주의 성향이다. 그러나 알카에다 연계조직인 ‘제마 이슬라미야’와 ‘무자헤딘’ 등 이슬람 극단주의 세력이 동남아시아에 샤리아(이슬람 율법)로 통치되는 국가를 건설하려는 목표를 공공연히 표방하며 테러를 저질러왔다. 특히 최근 들어 인도네시아에선 테러 위협이 높아졌다. 경찰은 새해 첫날 이슬람국가(IS)와 연루된 테러 용의자 7명을 체포했다. 앞서 지난달엔 “국제 언론의 주목을 끌기 위해 ‘공연’을 준비하고 있었다”던 테러 용의자 9명이 체포되기도 했다.

이슬람국가의 선전 매체로 보이는 <아마크> 통신은 이날 오후 소셜미디어인 텔레그램을 통해 “이슬람국가의 전사들이 오늘 오전 인도네시아의 수도에서 외국인과 (대테러) 보안군들을 겨냥한 무장공격을 수행했다”고 주장하고 나섰다. 앞서 지난 11일 오스트레일리아 일간 <디 오스트레일리안>은 필리핀과 말레이시아 등 동남아 국가들의 무장단체 4개가 이슬람국가의 깃발 아래 통합됐다고 보도한 바 있다. 신문은 이들 단체가 이슬람국가의 지도자 아부 바크르 바그다디에게 충성 맹세를 하는 동영상을 입수했다고 밝혔다.

인도네시아 당국은 테러 훈련 캠프를 꾸린 혐의로 2011년부터 수감 중인 인도네시아 무자헤딘의 지도자 아부 바카르 바시르(77)가 이번 테러 하루 전인 13일 무죄를 주장하며 항소를 제기한 것이 테러 위협과 관련이 있는지에도 주목하고 있다고 <에이피> 통신은 전했다.

인도네시아에선 2002년 휴양지 발리 섬의 나이트클럽 2곳에서 발생한 폭탄 테러로 202명이 숨진 것을 비롯해, 2005년 술라웨시주의 재래시장 폭탄 테러, 2003년과 2009년 자카르타의 매리엇 호텔 폭탄 테러 등 크고 작은 테러가 이어졌다.

조일준 기자 iljun@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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