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다른 나라가 개입할 권리 없어”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아펙) 정상회의 참석차 필리핀을 방문한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이 18일 중국에 인공섬 건설을 위한 추가 매립을 중지하라고 직설적으로 촉구했다. 오바마 대통령이 그동안 ‘국제법 준수’라는 우회적인 용어로 인공섬 건설 중단을 촉구했던 것에 견줘보면 공세 수위를 높였다고 볼 수 있다.
오바마 대통령은 이날 베니그노 아키노 필리핀 대통령과 정상회담 뒤 연 기자회견에서 “남중국해 분쟁 지역에서의 추가적인 인공섬 매립과 새로운 건설 행위, 군사기지화 중단 약속 등을 포함해 긴장을 낮추기 위한 과감한 조처를 취할 필요가 있다는 데 합의했다”고 밝혔다. 필리핀은 남중국해 영토분쟁과 관련해 베트남보다 더 강경하게 중국과 대립하고 있다. 오바마 대통령의 발언은 필리핀과의 연대를 통해 중국을 압박하려는 의도를 담고 있는 것으로 풀이된다.
앞서 오바마 대통령은 17일 필리핀에 도착하자마자 미군이 2011년 필리핀 해군에 인도한 프리깃함에 올라 “미국은 동맹인 필리핀의 방위에 대한 강철같은 공약, 즉 (상호방위) 조약상의 의무를 지니고 있다”고 밝혔다. 오바마 대통령은 남중국해 해상 안보를 위해 필리핀에 해안경비정과 탐사선 등 선박 2척 제공을 포함해 향후 2년 동안 2억5000만달러(약 2900억원)를 투입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이에 대해 훙레이 중국 외교부 대변인은 18일 브리핑에서 “중국 주권 범위에 속하는 일에 다른 나라가 개입할 권리가 없다. 만약 뭔가 멈춰야 한다면 그것은 미국이 남중국해 긴장을 조성하는 행위다”라고 비판했다.
워싱턴 베이징/이용인 성연철 특파원 yyi@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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