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달말 시한 며칠 앞두고 치열
이란 최고지도자 ‘마지노선’ 발표
미국의 핵심 요구 사실상 거부
케리 국무 “자국민 의식한 발언”
전 참모들, 오바마에 “양보 우려”
이란 최고지도자 ‘마지노선’ 발표
미국의 핵심 요구 사실상 거부
케리 국무 “자국민 의식한 발언”
전 참모들, 오바마에 “양보 우려”
미국과 이란이 이달 말로 시한이 다가온 핵협상 최종협상을 며칠 앞두고 막판 기싸움을 하고 있다. 이란 최고지도자는 미국의 핵심 요구를 사실상 거부하는 강경한 협상 ‘마지노선’을 밝혔고,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의 전 중동 담당 참모들은 미국이 너무 많은 양보를 해서는 안 된다고 우려하는 공개서한을 오바마 대통령에게 보냈다.
아야톨라 알리 하메네이 이란 최고지도자는 23일 국영방송 연설을 통해 강경한 ‘가이드 라인’을 밝혔다. 국제원자력기구(IAEA)의 이란 군사시설 사찰 금지와 핵협상 타결과 동시에 대이란 제재 해제, 10년 이상의 핵기술 연구·개발 제한 불수용 등이다. 이는 서방과의 핵협상에서 이란의 사실상의 ‘마지노선’이 될 전망이다.
22일 프랑스와 영국 외무장관이 이란 군사시설에 대한 사찰은 반드시 관철돼야 한다는 입장을 밝힌 상황에서 이란 정부와 충돌이 불가피해졌다. 협상 타결과 동시에 제제를 해제하자는 주장은 타결안 이행 여부에 따른 점진적 해제를 주장해 온 미국과 충돌하는 것이다. 핵기술 연구·개발 제한도 마찬가지다.
미국에서는 이란에 너무 많은 양보를 해서는 안된다는 우려의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데니스 로스 전 백악관 중동담당 특별보좌관을 비롯해 주로 ‘오바마 1기’ 때 활약했던 5명의 오바마 대통령의 전 중동 담당 참모들은 공개서한을 오바마 대통령에게 보냈다고 <뉴욕 타임스> 등이 24일 전했다. 이들은 서한에서 “현재 (논의 중인) 합의안은 미 행정부가 정한 ‘좋은 합의’의 기준에 한참 못 미치는 내용”이라며 이란에 대한 유엔의 핵 사찰 범위를 확대하고, 대이란 제재를 푸는 기준을 강화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존 케리 미 국무장관은 하메네이의 이번 발언이 미국의 입장에 큰 영향을 주지 않을 것이라고 선을 그었다. 케리 장관은 “하메네이의 발언은 다분히 자국민을 의식한 것으로, 전혀 새롭지 않다”며 “이란이 지난번 스위스 로잔에서 협의한 내용을 충분히 이행하지 않을 경우 합의는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월스트리트 저널> 등 일부 외신은 이란 핵협상 마감 시한 연장설이 나오고 있다고 전한다.
최종 담판을 위해 케리 장관은 오는 26일, 모하마드 자바드 자리프 이란 외무장관은 27일 각각 비엔나로 출발한다.
박영률 기자 ylpak@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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