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회칙’ 18일 발표…첫 작심 언급
온난화는 대부분 인간의 활동탓
생활습관·에너지 소비양태 바꿔야
공식 발표되기도 전부터 비난도
온난화는 대부분 인간의 활동탓
생활습관·에너지 소비양태 바꿔야
공식 발표되기도 전부터 비난도
“빈자들과 지구가 외치고 있습니다!”
프란치스코 교황이 기후변화에 대한 강한 경고와 함께 신속한 대응행동을 촉구했다. 프란치스코 교황은 18일 발표 예정인 기후변화에 관한 교황 회칙에서 “지구 온난화의 대부분은 인간의 활동에서 비롯한다”며 “지구 생태계의 전례 없는 파괴를 피하기 위해선 특히 세계의 부유층이 금세기 안에 생활습관과 에너지 소비양태를 바꿔야 한다”고 촉구했다고 15일 <에이피>(AP) 통신 등 외신들이 전했다.
교황은 “풍부한 과학적 연구에 따르면 지난 수십년간 지구 온난화는 특히 인간의 활동으로 생긴 온실가스의 대량 누적 때문”이라며, 기후변화 회의론자들의 주장을 일축했다. 대기오염, 유독물질 폐기, 해수면 상승, 빙하 해빙, 생물다양성 감소 등 다양한 과학적 데이터와 전망들을 근거로 제시했다. <워싱턴 포스트>는 “이번 교황 회칙은 ‘(신의) 창조물을 돌보는 것은 가톨릭의 핵심 가치’라는 가르침을 따르면서, 마치 대법원이 판례를 세우는 것처럼 앞선 교황들의 환경에 대한 발언을 논증했다”고 평했다.
로마 가톨릭에서 교황 회칙은 특정 사안에 대한 교황의 견해를 공식 표명하는 것으로, 신자들에게 절대적 권위를 갖고 있을 뿐 아니라 국제사회에도 영향력이 크다. 이번 회칙은 ‘찬미 받으소서’라는 제목 아래 ‘공동의 집을 보살피는 것에 대하여’라는 부제가 달렸다. 교황이 회칙을 통해 지구 온난화 문제를 작심하고 언급하기는 이번이 처음이다.
이탈리아어로 쓰인 192쪽 분량의 회칙 초안은 15일 이탈리아 시사주간 <레스프레소>가 ‘엠바고’(보도유예) 요청을 어기고 온라인에 전문을 실으면서 미리 공개됐다. 환경보호론자들은 교황 회칙을 적극 반기고 있다. 그러나 기후변화의 인간 책임론에 회의적이거나 보수적 성향의 사람들은 교황 회칙이 공식 발표되기도 전에 회칙을 비난하고 나섰다고 미국 <시엔엔>(CNN) 방송 등이 보도했다. 교황이 ‘기후변화’처럼 논쟁적인 주제에 도덕적 비중을 부여해선 안 된다는 논리다. <시엔엔>은 특히 ‘기후변화’가 대선을 앞둔 미국 공화당에겐 곤란한 주제라고 꼬집었다. 공화당은 화석연료 기업들로부터 막대한 정치자금을 받으면서 정부의 환경 규제에 격렬히 저항해왔으며, 심지어 기후변화는 날조된 것이라고 공공연하게 주장한다는 것이다.
조일준 기자 iljun@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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