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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 국제일반

“한국 메르스 슈퍼 전파” 세계 전문가들도 충격

등록 2015-06-04 19:43수정 2015-06-05 00:05

박근혜 대통령이 3일 오후 청와대에서 열린 ‘메르스 대응 민관합동 긴급점검회의’에 참석해 자리에 앉고 있다.   이정용 선임기자 lee312@hani.co.kr
박근혜 대통령이 3일 오후 청와대에서 열린 ‘메르스 대응 민관합동 긴급점검회의’에 참석해 자리에 앉고 있다. 이정용 선임기자 lee312@hani.co.kr
메르스 비상
“어떻게 이처럼 빠른 속도로…
한국 정부 늑장대응 탓” 비판
WHO쪽 전문가 “병원통제 지연”
런던칼리지 교수 “공공보건 감시 구멍”
바이러스학자 “DNA 정보 절실
돕겠다 했지만 한국정부 무응답”
방한 취소 관광객 7천명 달해
한국이 중동호흡기증후군(메르스)의 ‘슈퍼 전파’ 지역으로 인식되면서 외국인 관광객의 한국 여행 취소가 크게 느는 등 파문이 커지고 있다. 세계 의학계 전문가들도 한국의 늑장 대응 문제를 지적하면서, 일반적으로 전염성이 높지 않다고 알려진 메르스가 어떻게 한국에서 이처럼 빠른 속도로 확산됐는지에 관심을 보이고 있다.

국제적으로도 한국 정부의 늑장 대응이 메르스 슈퍼 전파의 원인이 됐다는 비판이 나오고 있다. 세계보건기구(WHO)에 메르스 관련 조언을 하는 페터 벤 엠바레크는 2일 <사이언스>와의 인터뷰에서 한국의 메르스 급속 전파는 “병원에서 감염 통제가 지연됐기 때문”이라고 지적했다. 알리무딘 줌라 유니버시티칼리지런던(UCL) 의대 교수는 3일 세계적 의학전문지 <랜싯> 기고문에서 “한국 보건당국의 부적절한 격리 조처와 구멍 뚫린 공공보건 감시체제”가 홍콩과 중국으로의 전염 가능성을 키웠다고 지적했다.

전문가들은 메르스 바이러스가 변이했거나 한국인이 이 바이러스에 특별히 취약성을 보일 수 있다고도 분석했다. 벤 엠바레크는 “(한국인 최초 감염자가) 다른 계열의 바이러스를 보유하고 있거나, 한국인이 다른 나라 국민들보다 메르스에 취약할지도 모른다”고 말했다. 사스 원인을 밝히는 데 중요한 구실을 했던 바이러스 전문가 말릭 페이리스 홍콩대 교수는 “바이러스가 어떤 변이를 겪은 것은 아닌지 의문을 제기하고 있다”며 “바이러스의 완전한 유전자 염기서열 정보를 확보하는 게 절실하다”고 말했다. 페이리스 교수는 “한국 정부에 도움을 주겠다는 뜻을 밝혔지만, 아직 구체적인 답변을 듣지 못했다”고 했다.

한국내 메르스 확산에 대한 국제적 우려가 커지면서 외국인 관광객의 한국여행 취소 사태도 확산되고 있다. 한국관광공사는 2일 현재 한국 방문을 취소한 외국인 관광객이 약 7000명에 이른다고 밝혔다. 전날 약 2500명에서 3배 가까이로 늘었다. 여행 취소 관광객을 국가별로 보면 중국·대만·홍콩 등 중국권 관광객이 6900명이고, 아시아권이 100명이라고 관광공사는 설명했다. 다만 미주와 유럽 지역에서의 취소는 눈에 띄게 나타나지 않고 있다.

관광공사 관계자는 “세계적으로 국내 메르스 환자 확산 양상이 보도되는 상황이어서 취소 사태가 이어질 것 같다”며 “특히 중증급성호흡기증후군(사스)을 경험해 큰 피해를 봤던 중국인들이 한국행을 기피할 가능성이 크다”고 전했다. 한국여행 취소가 늘면서 당장 성수기인 7~8월 관광객 유치도 어렵지 않겠느냐는 전망도 나온다.

대만 외교부는 한국의 서울과 경기도 지역에 대한 여행경보를 황색으로 높였다고 대만 <중앙통신사> 등이 4일 전했다. 대만 외교부는 3일 서울 지역에서 메르스가 확산되고 있다며 서울·경기 지역은 ‘황색’으로 여행경보를 격상하고, 기타 지역은 ‘회색’ 경보를 유지한다고 밝혔다. 대만 여행경보는 심각성의 정도에 따라 적색·주황색·황색·회색 네 단계로 나뉜다. 홍콩 주요 대학 의대들은 3일 당국의 지시에 따라 한국 의료기관과의 교류를 일시 중단하기로 했다.

일본 정부도 한국의 메르스 사태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스가 요시히데 관방장관은 4일 정례 기자회견에서 “정부는 당연히 (현재 한국 등의 메르스 사태를) 주시하고 있다. 후생성이 각 의료기관이나 검역기관을 통해 의심환자를 발견할 경우 대응 조처를 취하도록 각 지자체와 검역소에 이미 지시했다. 추가 대책도 검토하고 있다”고 밝혔다.

김지은 박영률 김미영 기자, 베이징 도쿄/성연철 길윤형 특파원 mirae@hani.co.kr

[그래픽 뉴스] ‘메르스 대란’, 당신이 꼭 알아야 할 10가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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