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사상 세번째…방미 앞서 먼저
프란치스코 교황이 오는 9월 미국에 앞서 쿠바를 방문한다.
페데리코 롬바르디 교황청 대변인은 “프란치스코 교황이 쿠바 주교들과 민간단체들의 초청을 받고 이를 수락했다는 것을 확인한다”며 “교황은 미국 방문에 앞서 섬나라 쿠바를 먼저 찾기로 결정했다”고 말했다고 22일 <아에프페>(AFP) 통신 등 외신들이 전했다.
교황의 쿠바 방문은 1998년 1월 요한 바오로 2세, 2012년 3월 베네딕토 16세 이어 세번째가 된다. 앞서 쿠바를 다녀간 교황들은 현지에서 집전한 미사 등을 통해 미국의 쿠바 경제봉쇄 정책과 쿠바의 낙태합법화, 인권문제 및 정치범 억압 문제 등을 지적해 왔다.
<바티칸 라디오>는 이번 방문이 “프란치스코 교황이 미국과 쿠바의 외교관계 복원에 역할을 한 것과 관련해 특별한 의미가 있다”고 평했다. 지난해 12월 두 나라는 50여년 동안의 적대관계를 청산하고, 국교정상화에 합의했다. 양국이 화해를 이끌어 내는 과정에서 프란치스코 교황은 미국과 쿠바 지도자들에게 화해를 촉구하는 서한을 보냈으며, 바티칸을 양국 관계정상화 협상의 장소로 제공하기도 했다. 이와 관련해 <바티칸 라디오>는 “두 나라의 지도자가 공식적으로 협상에 도움을 준 데 대해 프란치스코 교황에 감사했다”고 밝혔다.
그 뒤 양국 관계는 급진전해 지난 11일에는 파나마에서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과 라울 카스트로 쿠바 국가평의회 의장이 양국 정상으로서는 50여년 만에 역사적인 회동을 했다. 이후 미국은 쿠바를 테러지원국 명단에서 제외하기로 했다.
프란치스코 교황은 쿠바가 미국과의 관계 회복에 최대 걸림돌로 지적하는 금수 조처 해제를 위해서도 노력할 것으로 예상된다. 교황은 오는 9월23일부터 미국을 방문할 예정이다. 그는 미 의회 연설 및 오바마 대통령과의 만남에 이어 유엔총회에서 연설할 계획이다.
박영률 기자 ylpak@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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