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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 국제일반

4개국 정상 17시간 밤샘 협상…우크라이나 휴전 일단 합의

등록 2015-02-12 22:09수정 2015-02-12 22:43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앞줄 왼쪽부터)과 프랑수아 올랑드 프랑스 대통령, 페트로 포로셴코 우크라이나 대통령, 앙겔라 메르켈 독일 총리가 11일 벨라루스 민스크에서 만나 우크라이나 사태 해결방안을 논의했다. 이들은 17시간에 걸친 밤샘협상을 통해 오는 15일 0시부터 우크라이나 동부지역에서 정부군과 친러시아 반군이 휴전에 들어가기로 합의했다. 민스크/AP 연합뉴스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앞줄 왼쪽부터)과 프랑수아 올랑드 프랑스 대통령, 페트로 포로셴코 우크라이나 대통령, 앙겔라 메르켈 독일 총리가 11일 벨라루스 민스크에서 만나 우크라이나 사태 해결방안을 논의했다. 이들은 17시간에 걸친 밤샘협상을 통해 오는 15일 0시부터 우크라이나 동부지역에서 정부군과 친러시아 반군이 휴전에 들어가기로 합의했다. 민스크/AP 연합뉴스
15일부터 휴전·외국군대 철수키로
러시아, 영토 강경태도로 불씨 여전
준비한 공동성명도 끝내 불발
우크라이나 동부지역 내전 사태가 일단 ‘위태로운 평화협정’으로 한고비를 넘겼다.

12일 오후(현지시각) 벨라루스 수도 민스크에서 앙겔라 메르켈 독일 총리와 프랑수아 올랑드 프랑스 대통령이 중재하고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과 페트로 포로셴코 우크라이나 대통령이 마주앉은 4자 정상회담에서 ‘구체적인 휴전협정 이행안’이 합의됐다고 외신들이 전했다. 11일 저녁 시작된 이번 회담은 4개국 정상이 이례적으로 17시간이 넘는 밤샘 마라톤협상을 벌인 끝에 가까스로 최소한의 합의를 마련했다.

우크라이나 정부군과 친러시아계 분리주의 반군은 지난해 4월 사실상 내전에 돌입한 뒤 9월 민스크에서 휴전협정을 맺었으나 불과 며칠 만에 교전을 재개해 지금까지 5350여명이 숨졌다.

푸틴 러시아 대통령은 이날 회담 뒤 기자들과 만나 오는 15일 0시부터 양쪽의 휴전협정이 발효된다고 밝혔다고 러시아 <스푸트니크> 통신(옛 <리아 노보스티> 통신)이 전했다. 푸틴은 “첫째, 15일 0시부터 휴전 발효에 합의했으며, 둘째, 대단히 중요한 합의는 우크라이나 정부군은 오늘 현재 전선에서, 분리주의 반군은 지난해 9월 민스크 휴전협정에서 설정된 전선에서 각각 중화기를 철수하기로 한 것이다”라고 말했다. 또 그는 분리독립을 선언한 우크라이나 동부지역의 ‘도네츠크인민공화국’ 및 ‘루간스크인민공화국’과의 협의를 통해 국경 통제를 협의하고, 두 공화국 영토에 ‘특수 지위’를 부여하기로 한 기존 결정을 이행하는 데도 합의했다고 덧붙였다.

앙겔라 메르켈 독일 총리는 별개의 기자회견에서 “이번 합의에 대한 환상은 없다”며 “10개월에 걸친 무력분쟁을 끝내는 데는 여전히 큰 걸림돌들이 남아 있다”고 말해, 이번 협정이 미봉책에 그쳤음을 내비쳤다. 최종 협정안에는 현재 우크라이나 정부군과 친러 반군이 대치 중인 최전선을 경계로 최소 폭 50㎞의 비무장 안전지대를 설정하고, 모든 외국 군대는 철수한다는 내용도 담긴 것으로 알려졌다.

4개국 정상은 꼬박 이틀에 걸친 회담에서 2개의 문서에 합의했다. 그 가운데 ‘민스크 협약의 이행을 위한 포괄적 조처’라는 제목의 문건은 휴전협정의 이행과 감독 등 실무를 맡는 ‘(당사자) 접촉그룹’이 서명했다. 다른 하나는 회담 뒤 4개국 정상이 함께 발표하기로 했으나 불발에 그친 ‘공동성명’으로, “4개국은 서명된 평화협정을 지지한다”는 내용인 것으로 알려졌다. <뉴욕 타임스>는 “(협상 종료 뒤) 3건의 기자회견(독일·프랑스, 러시아, 우크라이나)이 따로 열렸으며, 이는 이번 협정이 완전히 합의된 건 아니라는 걸 시사한다”고 평가했다.

회담 분위기는 내내 싸늘하다 못해 팽팽한 긴장감이 감돌았던 것으로 알려졌다. 푸틴 러시아 대통령과 포로셴코 우크라이나 대통령은 회담 전 의례적인 악수를 하면서도 서로의 얼굴을 외면했다. 회담 내내 4개국 정상의 얼굴은 굳어 있었다. 영국 <비비시>(BBC) 방송은 푸틴 대통령이 회담 도중 연필을 부러뜨리는 모습이 취재기자의 카메라에 잡히기도 했다며 사진을 공개했다. 포로셴코 우크라이나 대통령은 러시아가 받아들일 수 없는 조건을 제시한다고 내내 반발했다.

4자 회담에 앞서 러시아는 우크라이나 동부에 대한 개입을 포기하지는 않을 것임을 미리 내비쳤다. 블라디미르 치조프 유럽연합 주재 러시아대사는 11일 미국 <시엔엔>(CNN) 방송과의 인터뷰에서 “우크라이나 동부지역의 (러시아계) 주민들에 대한 정신적·정치적 지원은 협상 타결에 상관없이 계속될 수 있다”고 말했다. 그는 분쟁지역의 분리독립이나 러시아의 합병 가능성에 대한 질문에는 “러시아는 현재 상태에서 우크라이나의 영토 통합성을 전적으로 인정한다. 현재 러시아 영토가 된 크림반도는 제외하고 그렇다”고 말했다. 이는 현재 친러 반군들이 장악한 지역은 우크라이나의 영토로 인정하지 않겠다는 뜻으로도 해석된다. 이날 우크라이나 국방부는 “4자 협상이 진행 중인 밤새 러시아에서 50여대의 탱크와 40여대의 장갑차가 우크라이나 국경을 넘어왔다”고 주장했다. 여전히 분쟁의 불씨는 꺼지지 않은 셈이다.

조일준 기자 iljun@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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