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함마드·테러범 조롱 내용 실려
무장조직 사이 추가 테러 움직임
이란 외무부 성명 “악순환 초래”
‘샤를리 에브도’ 500만부로 늘려
무장조직 사이 추가 테러 움직임
이란 외무부 성명 “악순환 초래”
‘샤를리 에브도’ 500만부로 늘려
프랑스 시사 주간 <샤를리 에브도>가 테러를 당한 뒤 처음으로 발행한 최신호 표지에 이슬람 예언자 무함마드를 풍자한 만평을 또 싣자 이슬람권이 다시 술렁이고 있다. 추가 테러 위협 등 우려의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14일 발행된 <샤를리 에브도> 최신호 표지에 실린 ‘다 용서한다’는 제목의 만평에는 무함마드가 눈물을 흘리며 “나는 샤를리다”라고 적힌 종이를 들고 있다. 마지막 쪽에는 테러범을 조롱하는 만평도 실렸다. 테러범들이 천국에 도착해 “70명의 처녀는 어디 있습니까?”라고 묻는다. 그러자 “샤를리 팀(테러 희생자들)과 있다, 루저들아”라는 답이 돌아온다. 테러범들의 뒤에는 테러 희생자들이 주지육림에 빠져 있는 장면이 나온다고 <아에프페>(AFP) 통신은 전했다. 성전(지하드)으로 죽은 무슬림은 천국에서 처녀 70명을 상으로 받는다는 속설을 토대로 만평을 그린 것이다.
이란 외무부는 이날 성명을 내 이 만평이 무슬림을 모욕해 상처를 주는 도발적인 행위라며 극단주의의 악순환을 부추길 수 있다고 비판했다. 이집트의 이슬람율법 해석 기관인 다르이프타는 “15억 무슬림의 감정에 반하는 정당하지 못한 도발”이라며 프랑스 정부에 대해 “종교간 분쟁을 일으키는 이 차별적인 행위에 반대 입장을 표명하라”고 요구했다. 앞서 테러 규탄에 동참했던 이집트 최고 종교기관 아즈하르도 성명을 내어 “새 만평이 사람들의 평화로운 공존에 이바지하지 못하고 증오를 일으키며, 무슬림의 서구사회 융합을 방해한다”고 비판했다. 테러·극단주의 감시단체 ‘시테’는 이슬람 무장조직 웹사이트에서 새 만평에 대한 비난이 확산되고 <샤를리 에브도>에 대한 추가 테러 위협까지 등장하고 있다고 밝혔다.
하지만 <시엔엔>(CNN) 방송은 무슬림들 사이에도 반응이 엇갈린다고 소개했다. 이번 호의 무함마드 묘사가 과거처럼 조롱조가 아니라고 받아들이는 일부 무슬림들도 있다는 것이다. 뉴욕 호프스트라대학의 이슬람사상학 교수인 후세인 라시드는 “표현의 자유를 지키면서도 그 메시지가 겸허하고 화해를 의미하는 것이어서 프랑스 무슬림 공동체로 향하는 분노를 줄이는 역할을 할 것이라 기대한다”고 말했다.
한편, 이날 발간된 최신호를 사려는 행렬이 이어지면서 매진 사태가 벌어지자, <샤를리 에브도>는 발행부수를 애초 300만부에서 500만부로 늘리기로 결정했다고 밝혔다. 이는 테러 사건 이전의 발행부수인 6만부의 80배가 넘는다.
박영률 기자 ylpak@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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