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 바이든(72) 미국 부통령
잦은 말실수로 유명한 조 바이든(72·사진) 미국 부통령이 또 ‘대형사고’를 쳤다. 터키와 아랍에미리트가 ‘이슬람국가’(IS)의 급성장에 도움을 줬다고 언급했다가 4일과 5일(현지시각) 각각 이들 국가에 직접 전화까지 걸어 머리를 숙였다.
바이든은 지난 2일 미국 하버드대학의 공공정책대학원인 케네디스쿨에서 한 강연에서 “우리의 가장 큰 문제는 우리의 동맹”이라며 터키와 사우디아라비아, 아랍에미리트 등을 비난했다. 그는 “이 나라들은 (시리아 대통령인) 바샤르 알아사드를 몰아내는 데 너무 단호해서 알아사드와 싸운다면 누구에게든 수많은 달러와 무기를 뿌렸다”고 말했다. 그는 마치 터키 정부가 외국 테러리스트들이 터키와 시리아의 국경을 넘어 이슬람국가에 가담하도록 내버려뒀다고 인정한 듯한 발언까지 했다. 그는 “오랜 친구인 에르도안 터키 대통령은 내게 ‘맞다. 우리는 너무 많은 사람이 넘어가도록 했지만 이제 국경을 닫고 있다’고 말했다”고 전했다.
이 말이 알려지자 레제프 타이이프 에르도안 터키 대통령은 4일 기자회견까지 열어 “그런 말을 했다면 그는 (내게) 과거의 사람이 될 것”이라며 강력하게 사과를 요구했다. 안와르 가르가시 아랍에미리트 국무장관도 5일 “그 발언은 진실이 아니며 극단주의와 테러에 맞서는 아랍에미리트의 정책에 명백하게 반대되는 것”이라고 비판했다. 그러자 바이든은 4일 터키 대통령한테, 5일엔 무함마드 빈 자예드 알나흐얀 아랍에미리트의 아부다비 왕세제한테 전화를 걸어 사과했다고 현지 언론들이 전했다.
박영률 기자 ylpak@hani.co.kr, 사진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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